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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뢰의 한국-인도네시아

입력
2014.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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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이 몰려오고 있다. 아세안과 한국간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남아 10개국 정상들이 11일과 12일 이틀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하기 위해 부산으로 모인다. 아세안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 통일에 있어 우리의 소중한 지지 세력이다. 최근 연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으며, 빠른 경제성장으로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로 불리며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한 중국에 이어 우리의 두 번째로 큰 수출 및 건설시장이며 해외투자대상이다. 1년에 우리 국민 500만여 명이 아세안을 방문해 전체 해외여행객 수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오랜 친구이자 아세안의 중심 국가이다. 국내총생산(GDP), 영토, 인구 면에서 아세안 10개국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 사무국이 인도네시아에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아는 영토가 한국의 19배이며, 인구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인 2억5,000만 명이다. 한마디로 큰 나라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목재, 팜 오일 등 에너지와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다. 2013년 명목 GDP 규모가 우리에 이어 세계 16위이나, 물가수준을 감안한 구매력 기준으로는 9위다.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최대 방산수출 대상국이다. 양국은 최근에는 전투기 공동개발도 추진 중인데, 약 10년 뒤에는 이 비행기들이 양국의 창공을 날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로부터 해상초계기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민감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진정한 동반자인 셈이다.

최근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 발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 있다. 2003년부터 10년간 양국 대통령이 상대국을 방문한 것이 12차례나 된다. 이는 우리 외교에서 보기 드문 경우다. 인도네시아 거주 우리 동포들은 약 5만 명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최대의 외국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인도네시아와 새로운 외교적 실험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멕시코, 터키, 호주 등과 함께 5개 중견국 모임인 믹타(MIKTA)를 구성한 것이다. 믹타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국가들의 모임이다. 믹타의 출범은 일반적인 ‘중견국으로서의 외교’를 넘어 궁극적으로 ‘중견국과 함께 하는 외교’를 실행하기 위한 기재로서 ‘중견국에 대한 외교’를 달성한 것에 의의가 있다. 이는 21세기 들어 확연해진 글로벌 권력 이동과 새로운 질서 수립과정에서 중견국 외교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서민 출신 대통령으로, 참신한 이미지를 통해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취임사에서 국가 번영과 문화 발전을 강조했는데, 이는 경제 부흥과 문화 융성이라는 우리 국정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조코위 대통령은 군도(群島)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해양강국(Maritime Axis)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해상 연계성 강화, 어업 및 관광 진흥, 해양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항만, 인프라, 조선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이전에 가구 사업을 하면서 함께 일한 한국인의 성실함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밝힌 적도 있다.

11일과 12일 양일간에 걸쳐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우리와 아세안 간에 또 다른 25년을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 삼계탕과 한국을 사랑하는 조코위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이 두 나라 간 신뢰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동반자적 친구 관계를 더욱 깊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조태영 주 인도네시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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