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군이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한 훈련 장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9일 중국 관영 CCTV 군사채널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군구는 항공기 10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종합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홍군과 청군이 각각 50여대의 전투기와 폭격기 등을 출격시켜 공격과 수비를 하는 대항전의 형식으로 전개됐다. 특히 CCTV 화면에선 훈련 시연 과정 중 쓰인 모형 전투기 모델이 홍군은 수호이30, 청군은 F2인 사실이 그대로 노출됐다. 수호이30은 중국 공군의 주력 기종이고, F2는 미국의 F16을 토대로 해 개량한 일본 항공 자위대의 전투기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는 중국 공군이 처음으로 가상의 적과 대항 전투기를 공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장은 “중국이 그 동안 군사 훈련시 가상의 적에 대해 모호하게 처리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군사적 고려라기 보단 외교 및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이후 동중국해에서는 일본 자위대와 중국군의 항공기가 서로 근접 비행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중국군이 위협 비행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중국은 일본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무단 침범했다고 반박해 왔다.
한편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법정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난징(南京)대학살 희생자 추모일(12월13일)에 전국적인 차원에서 각종 추모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민간대일배상청구연합회는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에 살해당한 30만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고, 중국 국가당안국(당안국ㆍ기록보관소)도 7일부터 난징대학살 당시 관련 영상물인 ‘난징대학살 기록 선집’을 매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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