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KT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전기자동차 충전소 확산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한전 조환익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9일 전남 나주시의 한전 신사옥에서 만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LTE 활용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 구축 ▦전력과 통신 빅데이터 융합 연구개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시스템) 해외사업 발굴 등을 4대 협력사업으로 선정해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전은 “올 5월 맺은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해외진출에 관한 협력관계 구축’ 양해각서(MOU)에 근거한 계획”이라며 “에너지와 정보통신(IT)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전과 KT는 SPC를 통해 각각 전기차 충전 사업 총괄과 서비스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공동 투자라 부담이 줄어들고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민간기업 참여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SPC는 우선 320억여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3년간 제주도 전역과 전국 공공기관에 5,500여개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공공기관에는 도청과 시청, 공기업, 경찰서, 동사무소 등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모두 포함된다. 이후 전국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표준화 작업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도 진출한다는 게 양사의 계획이다.
국내 처음으로 LTE 통신방식을 활용하는 AMI는 내년 5월까지 서울과 광주ㆍ전남 지역 2,000세대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진행된다. LTE 모뎀과 지능형 계량기를 각 가정에 설치해 전기 검침 내용을 무선으로 한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설비가 상용화하면 연간 1,300억원에 이르는 검침원의 수작업 비용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고, 실시간 원격 검침으로 전력 사용량 제어까지 가능해진다.
전력과 통신을 융합한 빅데이터는 향후 에너지 효율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개발된다. 가령 건물의 시간대별 전력 사용 정보나 주변 유동 인구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국가 전체 에너지 수요공급 시스템 혁신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 시장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양사는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해외사업은 전력이 부족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곳곳에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해 에너지 자립을 돕는 것이다. 사업 전 타당성 조사는 민간 전문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실시될 예정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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