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지난번에 소개한 ‘기본 영어’ 모형의 다양한 시도는 Global English로서의 ‘쉬운 영어’가 목적이다. 1930년부터 80년 이상 계속된 세계 영어로서의 ‘기본 영어’는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꾸준한 운동으로 발전했고 그 핵심은 ‘쉽고 간편한 영어’였다. 어휘 숫자만 보면 1,200단어부터 1,500단어 수준인데 이것은 한국의 중학교 어휘 수준이다. 원어민들의 영어 교과서도 80% 이상이 3,000여개의 기본 단어로 구성돼 있고 그 중에서 빈도 높은 700단어만 제대로 알아도 영어의 70%를 소화하고 1,500단어를 알면 76% 그리고 2,500 단어를 알면 80%를 소화한다는 것이 Cobuild 사전 측의 분석이다. 영어백과사전도 이 범주 안의 어휘로 구성된다.
여기서 잠깐 유럽과 서구 사회의 기본 영어 운동사를 살펴보면 유럽의 항공 분야에서 간편 영어 운동이 가장 빨리 반응을 보였고 영국에서 1996년에 나온 기독교 선교를 위한 East English도 나왔는데 Level A의 1,200단어와, 여기에 1,600개 단어를 추가한 Level B의 2,800단어가 있다. 1999년에는 Cyprus가 VOA 영어 어휘의 93%를 취합해 ‘쉬운 영어’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 다양한 쉬운 영어의 공통점은 수동태 사용을 피하고 관용어구 사용을 삼가며 한 문장 안에 적은 단어를 넣는 것(많아야 20여개, 되도록이면 10개 단어 안팎)이다. 유럽연합의 움직임을 보면 colour로 표기하던 영국식 영어보다 color를 더 선호한다. 또 ‘five dollars’(5달러 지폐)를 fiver로 부르거나 1, 2달러라는 의미의 ‘a buck or two’같은 원어민만의 토착 표현은 금하고 있다. 아울러 말의 속도는 느려야 하고 어려운 어휘를 피하며 단순 문장을 권장한다.
그런데 한국의 초중고에서 권장하는 어휘의 숫자와 용례는 세계적 추세와 다르게 비효율적이다. 가령 한국의 중고교 교과서에는 too라는 부사가 매우 자주 소개되지만 실제 원어민들의 예문에서는 그 빈도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 Much나 nice 등도 한국 교과서에서 자주 쓰이지만 원어민 영어에서는 빈도가 훨씬 적고 lesson, class, eat, like(좋아하다) 등도 마찬가지다. 원어민이 자주 쓰지 않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골방 영어 우물안식 교육이다. 어휘 교육의 기준은 ‘세계에서 자주 쓰이는 기초 어휘를 선정’하되 각 단어의 쓰임과 용례 또한 교실 영어식이 아니라 세계 영어의 용례와 의미를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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