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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 작전타임...오해 부른 추일승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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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 작전타임...오해 부른 추일승 감독

입력
2014.12.0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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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리온스-KCC전 3분여 남기고 20점 차 크게 앞선 상황서 요청

기분 상한 허재 감독 악수 없이 퇴장

추일승 고양 오리온스 감독이 5일 전주에서 열린 전주 KCC 전에서 20점 차로 크게 앞서던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놓고 작전 타임을 요청해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은 추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전주=연합뉴스
추일승 고양 오리온스 감독이 5일 전주에서 열린 전주 KCC 전에서 20점 차로 크게 앞서던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놓고 작전 타임을 요청해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은 추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전주=연합뉴스

5일 전주에서 열린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 오리온스의 92-63 대승으로 끝난 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은 악수를 나누기 위해 벤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허재(49) KCC 감독은 이미 라커룸으로 향했다. 당황한 추 감독은 상대 코치진과 악수를 대신했다.

프로농구에서 경기 종료 후 감독 간의 악수는 정례화된 매너다. 하지만 허 감독이 이를 거부한 이유는 경기 종료 직전 발생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추 감독은 81-61, 20점 차로 크게 앞선 경기 종료 3분47초 전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허 감독은 황당한 표정으로 오리온스 벤치를 쳐다봤다.

프로야구처럼 프로농구에도 엄연히 불문율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모든 스포츠를 막론하고 가장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는 건 승부가 확연히 기울었을 때 이기고 있는 팀의 오해를 살 만한 처신이다. 크게 앞선 팀이 4쿼터 막판 작전 시간을 부르는 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 야구에서 9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 놓고 투수 교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추 감독은 7일 서울 SK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팀이 워낙 안 좋아서 다시 경기 운영을 정리하기 위해 작전 시간을 불렀다”면서도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내가 어떻게 말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갖고 정리가 된 뒤 내 의견을 밝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허 감독 본인도 지금은 서운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언급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며 본의 아니게 불문율을 어긴 점을 어느 정도 시인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는 이른바 ‘쓰레기 타임’(garbage time)이란 게 있다.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4쿼터에 주전을 빼고 백업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농구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이기고 있는 팀 주전들의 체력 안배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이 밖에도 승부가 정해졌을 때 마지막 공격은 하지 않는 것, 상대를 조롱하는 세리머니를 금지하는 것 등이 프로농구의 불문율이며 이는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는 암묵적인 합의다. 불문율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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