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연말 조직개편이 이르면 10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각 계열사 간 신설될 조직과 기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한 첫 번째 조직개편이란 점에서 향후 삼성그룹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주력사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각 계열사의 조직개편이 잇따라 실시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가 세부적인 조직개편안을 놓고 막바지 조율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 계열사별로 구체적 내용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그룹 매출의 60~70% 가량을 담당하는 삼성전자다. 핵심 부서인 스마트폰 중심의 무선사업부가 올해 극심한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대대적 개편이 확실시 된다. 1일 실시된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도 기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 사장 7명 가운데 4명(퇴임 3명, 보직 이동 1명)을 정리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구조조정과 함께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가 신설 사업부가 될 가능성 높다. 축적된 자체 통신기술 역량을 고령화 시대 유망산업인 헬스케어를 접목시켜 연쇄효과(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모바일 헬스케어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관심도 높다. 이 부회장은 올 4월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비즈니스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과 의사, 그리고 환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서비스 구축을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다”밝힌 바 있다.
사물인터넷(IoT) 또한 눈 여겨 볼만한 영역이다. 각종 전자기기에 온라인 기능을 내장, 원격 제어가 가능한 사물인터넷은 모바일과 가전 사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원 찾기가 용이한 분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세부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사물인터넷 사업을 확대시키려는 방침은 맞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또한 사물인터넷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사물인터넷 글로벌 1위 기업인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미국 스포츠 브랜드 업체인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대표,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대표 등과 차례로 만나면서 사물인터넷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외 계열사들의 조직개편도 시작됐다. 삼성전기는 8일 자동차용 부품 등 신사업을 전담할 신사업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신개발사업팀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각 사업부문에 전달하는 일종의 기획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근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제조업의 기본인 품질, 개발, 제조기술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의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게 삼성전기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가 제기된 삼성디스플레이 경우도 어떤 형태로든 사업 다각화를 위한 새판짜기가 예상된다. 올해 실적 부진으로 시달린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거래처 확대를 위한 영업 조직 다양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상진ㆍ조남성 대표가 각각 에너지와 소재 부문을 맡다가 연말 인사 때부터 조 대표가 홀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삼성SDI도 조직 통폐합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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