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도 추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비밀대화’ 기능이 생겼다. 10월 카톡 검열 논란 당시 다음카카오가 “연내 비밀 대화 기능을 포함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후 두 달 만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대안 메신저로 급부상했던 ‘텔레그램’의 핵심 기능을 카톡도 갖추게 되면서, 카톡 이용자 이탈을 뜻하는 ‘사이버 망명’ 움직임은 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8일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카톡에 ‘일대일 비밀 채팅 모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날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카톡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iOS 업데이트 버전은 이번주 중 공개될 예정이다.
비밀채팅 모드에는 암호를 풀 수 있는 키를 서버 대신 휴대폰 등 개인 단말기에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비밀채팅창에서 오고 간 메시지는 서버 저장 기간에 상관없이 제 3자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비밀채팅 모드를 이용하려면 이미 열려 있는 일대일 대화창의 경우 ‘더보기’ 메뉴에서 ‘비밀채팅’을 누르면 된다. 또는 ‘채팅방 개설’ 메뉴에서 대화 상대를 선택한 다음 채팅 종류를 ‘비밀채팅’으로 선택하면 시작할 수 있다. 한 번 열린 비밀채팅방은 카톡을 껐다 키더라도 모드가 유지된다. 그룹 채팅방에는 내년 1분기 이내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 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은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그룹 채팅방에서 나간 뒤 재초대 요청이 오면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채팅방 ‘더보기’ 메뉴의 ‘설정’에서 ‘초대거부 및 나가기’를 선택하면 바로 활성화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이 기능의 도입 배경에 대해 “청소년들 사이 대화방 초대가 일방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사회적 문제가 지적되면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재초대 거부 기능은 대화방에 초대해 집단으로 욕설을 퍼붓거나 피해학생이 대화방을 나가면 다시 계속 초대하는 이른바 ‘카톡 왕따’ 해결에 어느 정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고 재초대 거부 기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 이번 업데이트를 시행하게 됐다”며 “그룹방 비밀채팅 기능 도입과 외부 자문 위원으로 구성된 ‘정보보호위원회’ 설립, 투명성 리포트 발간 등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