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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스 카야 사생활 후폭풍…親韓 콩깍지가 벗겨졌다

입력
2014.12.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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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성공 일등공신 이면에 미혼남 행세 불륜 저질렀단 의혹

환상 심어줬던 호감이 반감으로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외국인은 TV에 출연해 대체로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에네스 카야(위에서 첫번째, 두번째)는 최근 한 여성과의 사생활이 인터넷에 폭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독일 출신의 다니엘 린데만(위에서 세번째)은 'SBS 스페셜-찰스가 철수를 만났을때'에 출연해 한국 문화에 푹 빠진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외국인은 TV에 출연해 대체로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에네스 카야(위에서 첫번째, 두번째)는 최근 한 여성과의 사생활이 인터넷에 폭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독일 출신의 다니엘 린데만(위에서 세번째)은 'SBS 스페셜-찰스가 철수를 만났을때'에 출연해 한국 문화에 푹 빠진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똥이 튈까 걱정되네요.”

케이블 방송의 한 예능 프로그램 작가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외국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데 터키에서 온 에네스 카야(31)의 사생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그 영향을 받을까 노심초사했다.

에네스 카야는 눈을 감고 들으면 발음과 말투가 한국인과 거의 같다. 성향은 한국인보다 더 보수적이고 가장의 역할을 중시하며 가족을 챙긴다. 그래서 ‘터키유생’ ‘곽막희(융통성 없이 꽉 막혔다는 의미)’ 같은 별명을 얻었다. 4월에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케밥 자원봉사를 했다. 그래서 JTBC ‘비정상회담’의 성공에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미혼남 행세를 하며 불륜을 저질렀다는 한 여성의 주장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은 2일이다. 에네스 카야가 논란에 휘말린 것을 보며 배신감을 느끼는 시청자는 당연히 많다.

방송가는 방송가대로 피해를 호소한다. 에네스 카야가 출연하는 ‘비정상회담’은 이제 갈 곳을 잃었다. 그가 나오는 tvN ‘로케이션 인 아메리카’는 4일로 예정했던 첫 방송을 미뤘는데 언제 방송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채널 스크린 ‘위클리 매거진: 영화의 발견’도 후폭풍을 맞았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외국인을 출연시킬 때 그들을 미리 심도 있게 인터뷰한다. 장시간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가족 관계 등에서 사연이 있거나 한국어가 유창하고 말솜씨가 뛰어나면 출연의 우선 순위를 준다. 그러나 그들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과거를 숨겨도 딱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 유명 방송작가는 “출신 국가를 찾아가 그 사람에 대한 증명서를 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송가가 에네스 논란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정상회담’이 인기를 모으자 방송사들은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을 다수 신설했다. 외국인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1박2일 동안 지내는 MBC ‘헬로 이방인’이 현재 방송 중이며 KBS ‘리얼 한국 정착기-이방인’은 내년부터 방송된다. 외국인 진행자가 이끄는 E채널 ‘용감한 랭킹’(종영)은 얼마 전에 끝났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친한(親韓)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에네스도 그런 이미지로 사랑 받았다. 그들은 과도할 정도의 친한 이미지로 외국인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이제 그 믿음에 금이 갔다. 그러니 TV에 나오는 외국인을 계속 보아야 할지, 또 그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시청자는 고민스럽다.

SBS는 ‘비정상회담’에서 인기를 모은 독일인 다니엘 린데만과 미국인 대니 애런즈의 한국 생활을 7일 방송된 ‘스페셜-찰스가 철수를 만났을 때’에서 공개했다. 다니엘이 도복을 입고 합기도를 하고, 대니가 음악으로 한국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의 뻔한 이미지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감보다 반감이 더 느껴졌다. 그것은 에네스 카야 논란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일 것이다.

이제 방송 제작진은 외국인 출연자들의 진정성을 충분히 확인했는지, 그들에게서 판에 박은 친한 이미지만 찾아내려 한 것은 아닌지 더 고민해야 한다. 신뢰가 전제돼야 시청자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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