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훈련하는지 알고 해야 효과"...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과 대비
최근 프로야구 화두는 ‘지옥 훈련’이다. 김성근(72) 감독이 새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지난달 마무리캠프에서 연일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의 유니폼이 흙으로 더럽혀진 모습은 내년 시즌 환골탈태를 위한 각오가 담겨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반면 김용희(59) SK 신임 감독의 지도 철학은 조금 다르다. ‘멘탈(정신력)이 기술을 지배한다’고 믿는다. 김 감독은 7일 본보와 통화에서 “요즘 한국 야구는 기술과 훈련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멘탈이 80%, 기술이 20%”라며 “강하고 반복적인 훈련도 중요하지만 내가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고 하면 더 많은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면서 “무조건 공부를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어떤 포인트나 맥을 잡고 하면 더 효율적인 공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따르는 스파르타식 훈련보다 능동적이면서 창조성을 추구하는 아테네식 훈련이 원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취임 이후 선수단을 이끌고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할 때도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찾아서 하라’, ‘생각해서 하라’, ‘진심을 다해서 하라’.
또 선수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야간 훈련 대신 김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매일 1시간씩 번갈아 강의를 했다. 특히 세 차례에 걸친 웨이트트레이닝 강의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김 감독은 “자기 몸을 아낄 수 있도록 의식을 변화시키고 체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었기 때문에 매일 훈련 시작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도록 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이 즐기면서 체력 운동을 하게 된 부분이 성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사회에서 존중 받는 ‘슈퍼스타’가 되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야구 기술은 물론 인성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사회적인 책임감을 느끼는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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