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10명 중 7명은 국내보다는 해외 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과거와는 달리 유학파를 꺼려하듯 이들 역시 국내 기업은 선호하지 않는 것이다. 본보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4개월~11년 간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중국 일본 등에서 유학 중인 학생 45명에게 물은 결과, 31명(68.9%)이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일하기 원했다. 국내 취업 희망자는 9명(20%)에 불과했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이유로는 한국보다 높은 임금과 복지를 주로 꼽았다.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주된 요인이었다. 호주에 유학 중인 서모씨는 “한국 회사들은 근무 시간을 넘어 일하는 경우가 빈번할 정도로 업무량과 업무 시간이 너무 많다”며 “국내생활은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개인 생활보다 직장 생활을 더 우선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싫어서” “문화의 다양성이 있고 직업의 귀천에 대한 인식이 적어서” “승진과 근무 기간에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을 곳이 좋아서” 등도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였다. 반면 국내 취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살 수 없어서” “언어 등 문제로 국내 취업이 더 수월할 것 같아” “한국인이면 한국 사회에 사는 것이 더 잘 맞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국내 취업 때 유학 경험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큰 물에서 공부한 점, 해외 유학 타이틀이 평가에 유리할 것”이란 의견과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맞섰다. 3년째 미국에서 유학 중인 이모씨는 “유학생이 너무 많아 기껏해야 한국 대학생보다 나은 점은 영어를 조금 잘한다거나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해본 정도”라고 했다. 2003년부터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한 학생도 “유학 와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친구들은 머리는 빈 통인 데 이력서에 해외 학교 이름이 한 줄 있는 격”이라며 “꼭 유학을 다녀왔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유학 경험이 취업에 영향을 끼친다기 보다는 계산하기 힘든 가치관이나 개인적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중국에서 3년을 공부한 이모씨는 “유학경험이 나중에 뭘 하든 주저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활동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며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터키에 유학 중인 권모씨도 “이전에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처럼 안전하거나 이름 있는 기업에 취업하고 싶었는데 유학하면서 나에게 맞는 기업을 찾게 됐다”고 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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