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전 LG전자 채용팀장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해외파라고 대접 받던 시대는 지났다. 미국 명문대를 나와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 걸 기업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다.” 유학생 취업 컨설팅을 하는 이동진 전 LG전자 채용팀장의 말이다. LG 근무 때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를 찾아가 현지 유학생을 직접 채용했던 그는 “1년에 5,000만~1억원을 들여 유학만 가면 뭐가 될 줄 알고 나가지만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이 적은 유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유학생을 선호하지 않나.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미국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온 인력이 많지 않았다. 기업들은 그들이 뭔가 특별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특별 채용했다.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취업경쟁이 치열해졌고, 국내파도 사전에 취업 준비를 많이 하는데다 유학생은 희소성이 사라졌다. 유학생들은 한국 내 네트워크도 약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다.”

-유학파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나.

“평가가 박해진 게 사실이다. 중국 10대 명문대를 나와도 높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기업들 내부에서 미국 상위 5대 MBA를 나왔어도 다른 외국인의 역량은 상당히 뛰어나지만 한국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일을 시켜봤는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현지 입학 때 에세이는 대행기관이 써준 게 아닌지, 한국에 있었다면 제대로 학교를 나올 실력인지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아이비리그 중에서도 일부 분야에선 등록금 장사를 하는 곳도 있지 않은가.”

-언제 이런 인식이 퍼지게 됐나.

“해외채용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를 많이 하는 기업 중심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현장 책임자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런 경험담이 쌓이면서 점차 유학생에 대한 특별대우가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 책도 훨씬 많이 읽고, 토론도 잘하는 훌륭한 인재가 분명 있지만 경험해본 바로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적다. 처음에는 해외 톱 30위 안에 드는 대학을 나왔다 하면 서울대보다 더 좋은 대학을 나왔구나 생각했는데 이젠 그건 대학 평판인 것이고, 우리 유학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학생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높을 텐데.

“유학생 입장에서는 적어도 국내 10대 그룹은 가고 싶을 거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다면 4,000만원 들어갈 걸 2억~4억원을 썼으니 당연하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정을 알면 생각이 바뀌겠지만 아직 학부모나 학생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고민을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기업입장에서 이들은 그냥 보통 지원자 중에 한 명일뿐이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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