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딸 초등생 때 훈련원장 박원오와
자신들의 반대라인 대거 퇴출설
정윤회(59)씨 딸의 국가대표팀 선발과 관련, 대한승마협회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씨의 딸은 지난 3월 승마 마장마술부문 국가대표에 선발돼 10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승마 국가대표팀은 지난 1년 동안의 각종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합산해 뽑는다. 정씨의 딸은 2013년 성적을 인정받아 3월 대표팀에 첫 이름을 올렸다. 승마협회는 심판진에 외국인 심판이 1명씩 포함돼 있어 판정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정씨의 딸은 4세때부터 승마를 익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6년부터 선수로 등록해 매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한 유망주다. 2012년에는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합작했다.
문제는 정윤회씨와 대한승마협회 전임 전무이사 박원호(64)씨가 협회의 인사와 감사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증거’가 속출하면서 불거졌다. 정씨의 딸이 초등학교 입학 무렵, 서울승마훈련장을 다녔는데 당시 훈련원장이 박원오씨였다는 것. 이를 계기로 정씨와 박씨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씨는 승마협회 공금횡령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만기 출소해, 대한승마협회 공식 직함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 정윤회씨의 라인으로 분류돼, 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반대파를 대거 ‘숙청’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박화조 전 전남승마협회 부회장과 박종소 전 전북승마협회 회장, 김기오 전 강원승마협회 회장이 그들이다.
안민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4월8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공개하자 승마협회는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안의원은 이어 “2013년 5월 승마협회 살생부가 작성돼 청와대에 전달되었고, 청와대 지시로 체육단체 특감이 추진됐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청와대, 문체부, 시도체육회에서 살생부에 오른 인사들에게 사퇴 종용 압력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국가대표가 되기에 부족함에도 정씨의 딸이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것이 승마계의 전언이라고 폭로했다. 이 와중에 경북 상주에서 열린 42회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씨의 딸이 2위에 그쳐,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정씨가 ‘(딸의)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며 크게 화를 내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는 게 승마인들의 주장이다. (수사)외압 의혹의 당사자는 정윤회씨로 지목됐다.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도 “우리도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위에서 시켜서 해요”라고 했을 정도였다.
한편 정씨의 딸은 6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전 당시에도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마장마술 부문에서는 총 4명의 국가대표가 선발됐다. 총 3라운드로 진행되는 선발전에서 정씨의 딸은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 선수가 선발전 채점 방식에 따라 1, 2위를 동시에 차지하면서, 정씨의 딸이 4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일부에선 “정씨의 딸이 잇단 실수에도 다른 선수에 비해 고득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한승마협회는 탈락한 선수의 이의신청조차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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