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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정선민 "감독님이 자꾸 코트서 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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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정선민 "감독님이 자꾸 코트서 뛰래요"

입력
2014.12.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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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하나외환 코치로 데뷔..."만년 하위 성적에 답답하지만...선수 잠재력 끌어내는 것이 임무"

‘바스켓 퀸’ 정선민(40)이 부천 하나외환 코치로 여자프로농구에 복귀했다. 앞서 여자농구 대표팀 코치, 인헌고 남자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그가 프로팀 코치로 발을 내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정 코치는 4일 춘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코치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전 정 코치는 2012년 은퇴 선언 이후 다시 코트를 밟자마자 인사 다니기에 바빴다. 한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정은순 KBS N 해설위원과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와도 반갑게 해후했다.

정 코치는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며 “팀 내 김정은과 정선화, 이유진 등은 현역 시절부터 계속 봐왔던 선수들이라 언니처럼 편하게 다가가고 많은 얘기를 들을 것이다. 물론 꾸짖을 때도 있겠지만 뒤에서는 다독여주며 지도자와 언니의 모습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코치가 하나외환 코치로 합류한 건 불과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달 25일 하나외환에서 김승기 인헌고 농구부장에게 연락을 했고, 이튿날 박종천 감독이 직접 정선민에게 전화를 했다. 다음날에는 조성남 단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구단 측의 정성을 느낀 정선민은 하나외환 행을 결심했다.

정 코치는 “짧은 시간 동안 결정된 일이라 부랴부랴 왔다”며 “7월 부임 이후 인헌고 아이들이 나의 첫 제자들인데 떠나려고 하니까 눈에 밟혔다. 학부모님들도 예상보다 일찍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비록 우리가 1승도 못했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며 꾸준히 훈련을 한다면 1승 그리고 2, 3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하나외환은 만년 하위 팀이다. 가능성 있는 ‘젊은 피’들은 많지만 잠재력이 폭발하지 않았다. 이들을 이끌 코트의 리더도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박 감독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정 코치에게 플레잉 코치를 제의하기도 했다.

정 코치는 “자꾸 감독님이 플레잉 코치를 하라고 얘기를 한다”며 웃은 뒤 “다시 뛰려면 몸도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요즘 선수들의 발육 상태가 좋아 부딪치면 뼈가 부러질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또한 “팀에 어린 선수가 많은 만큼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지는 습관이 들까 봐 걱정인데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 6승보다 많은 10승 이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자리”라며 “이기고 싶은 갈망을 선수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다. 기술이든, 인성이든 뭔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코치로 함께하게 된 정 코치에 대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중국리그, 대표팀 코치, 고등학교 코치 등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정선민이라는 이름은 내려 놓고 밑에서 희생하고 솔선수범한다면 지도자로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현역 시절 신한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전주원 코치 역시 “빨리 프로팀 코치로 왔어야 했다”며 “선수 시절에도 후배들을 잘 이끌었기 때문에 지도자로도 성공할 자질을 갖췄다”고 후배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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