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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 폭력 경찰 불기소 항의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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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 폭력 경찰 불기소 항의 시위 확산

입력
2014.12.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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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용의자 질식사' 불기소에 반발, 워싱턴·보스턴 등으로 시위 번져

백인들 가담 비율도 훨씬 늘어, 1960년대 민권운동 재현 분위기

에릭 가너를 숨지게 한 경찰 불기소에 항의하는 시민이 4일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인근 42번가 도로에 앉아 경찰에게 항의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에릭 가너를 숨지게 한 경찰 불기소에 항의하는 시민이 4일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인근 42번가 도로에 앉아 경찰에게 항의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과 폭력성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대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흑인 용의자 에릭 가너를 숨지게 한 경찰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뉴욕에서 시작된 시위가 워싱턴, 보스턴으로 확대되고 시위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그 동안 흑인이 대다수였던 시위에 백인도 가담, 이번 사태가 1960년대와 같은 민권운동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뉴욕에서는 4,000여명의 시민들이 뉴욕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경찰을 재교육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미국 법무부도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날 저녁 타임스스퀘어, 폴리스퀘어, 유니언스퀘어 등지에서 모인 시위대는 밤 9시가 넘어 뉴욕시청 앞으로 결집했다. 이들은 ‘정의없이 평화없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대배심은 사기다’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나왔다. 또 숨지기 직전, 가너가 11번이나 외쳤던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시위대 인종 구성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여전히 흑인들이 많았지만, 이전보다 백인 비율이 훨씬 늘었다. 20대 백인 여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정의를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시카고, 워싱턴, 보스턴 등지에서도 이날 밤 동시 다발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워싱턴에서는 100여명이 백악관 근처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 주변에서 경찰 총에 맞아 쓰러진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인종차별과 불기소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스턴에서는 시민과 학생 4,000여명이 도심 시위를 벌였고 시카고에서도 퇴근 시간에 맞춰 수 백명 시위대가 주요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민심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경찰 폭력에 대한 미국 정치권과 민권 운동가들의 발언 수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권운동 지도자 25명은 이날 뉴욕 할렘의 전미행동네트워크에서 긴급 회동, 대니얼 판탈레오 경관을 불기소키로 한 대배심의 결정에 대해 “정의를 우롱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또 일부는 경찰의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기존 대배심제 대신, 별도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뉴욕 경찰의 수사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격앙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 주력했고,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 역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경찰의 최근 몇 년간 ‘지나친 무력사용’을 지적하는 발표를 했다. 이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경찰력 남용을 인정함으로써 악화된 여론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일 밤 피닉스에서 마약 단속 과정에서 백인 경찰관이 쏜 총을 맞고 흑인 루메인 브리스번(34)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흑인이 마약 판매 용의자로 총을 소지한 것으로 오인될만한 행동을 했다고 해명했으나 총격 당시 약병 외에 무기는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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