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천하장사에 오른 정경진(27)이 이승삼(53) 창원시청 감독과 ‘뜨거운 안녕’을 나눴다.
정경진은 최근 6년간 몸 담았던 창원시청을 떠나 구미시청에 새둥지를 틀었다. 2009년 자신을 불러준 스승에게 천하장사 우승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안긴 덕분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 방이동 대한씨름협회에서 지난 1일 만난 정경진은 “감독님과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우승을 못했더라면 평생 마음의 짐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창원시청과 계약이 끝나는 그가 이적을 결심한 계기는 훈련 파트너 때문이다. 내년이면 창원시청에는 백두급 선수가 없다. 반면 구미시청에는 백두급에 2명이 있다. 정경진은 “실전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며 “자꾸 파트너와 붙어봐야 내가 하고 싶은 기술도 연습할 수 있다. 파트너가 없으면 기량은 정체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정경진은 새 팀 훈련장을 찾아 김종화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구미시청 팀 분위기에 대해 “젊은 선수들이 많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감독님이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백두장사 한번만 하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구미시청은 이태현 용인대 교수가 현역 시절이던 2010년 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4년째 백두장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백두장사만 네 차례에 올랐던 정경진은 오직 천하장사 우승만을 보고 달려왔고, 마침내 뜻을 이뤘다. 이룰 건 다 이룬 만큼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목표는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우승하고 딸과 함께 꽃가마에 타고 싶다”고 했다.
정경진은 “힘들 때 아내가 큰 힘이 됐다. 집에 있으면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우승하고 비싼 가방과 유모차를 선물했다. 다음주에는 제주도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며 듬직한 가장의 모습을 보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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