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겨냥한 행보" 분석
미국 미주리 주와 뉴욕 시 대배심의 잇따른 백인 경관 불기소 결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일 미 사법 시스템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매사추세츠 여성 콘퍼런스’기조연설을 통해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논란과 관련, “우리가 사실상 미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을 불균형하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또 “죄수들로 넘쳐나는 교도소 시스템과 미국 경찰의 과잉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청중 대부분이 백인 여성들인 것을 감안, “통계에 따르면 미국 흑인 남성의 3분의1이 일생에 한 번쯤 교도소를 갈 정도로, 미국 공권력이 흑인 남성에게 불리하게 집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이웃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의 희망과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찰 시스템 개혁에 착수키로 한 것과 관련, 아주 훌륭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흑백 갈등 문제로까지 비화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다분히 대선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내년 1월께 대선 출마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이뤄진 클리블랜드 경찰의 직무 집행을 검토한 결과, 총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맨 주먹에서 테이저건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무력을 보복 목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자주 발견됐다”고 말했다. 함께 발표된 관련 보고서도 “경관들이 적절한 지휘나 감독,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사후에도 무력 사용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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