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FC 이재명 구단주가 "공정하게 하자는 지적이 연맹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고 판단해 나에 대한 징계를 내린다면 차라리 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구단주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열리는 상벌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구단주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남이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오심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이날 상벌 규정 제17조 1항(프로축구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 위반)과 관련한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정부나 구단, 연맹할 것 없이 불공정하게 운영이 돼서는 망하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 어떻게 연맹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냐"고 주장했다.
성남시장인 이 구단주는 "스포츠의 생명은 공정성"이라며 "그러나 프로축구는 불과 몇 년 전에 승부조작 사건으로 큰 피해를 본 예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공정하게 하자고 주장하는 회원사의 지적을 명예 훼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판을 받지 않고 회원사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미"라며 "공정한 축구가 아닌 불공정한 축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구단주는 "프로연맹은 지배 기구가 아니다"라며 "회원사로 구성된 연합체인 연맹이 '연맹 잘되자'고 지적한 회원사에 징계를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예를 들어 계 모임이 있다고 치자"며 "예전에 계주가 계 모임 운영을 엉터리로 한 적이 있어서 계원 중 한 사람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운영을 잘해야 우리 계가 발전한다'고 지적했는데 거기에 징계를 내린다면 그 계 모임에 발전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재명 시장은 이어 "내 글이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한다면 차라리 제명하라고 요청하겠다"며 "공정성을 지적하는 회원을 징계하고 입을 틀어막는 조직에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맹이 나에 대해 징계를 내린다면)홍준표 경남 도지사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릴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도 주장했다.
경남FC 구단주인 홍 지사도 최근 페이스북에 "성남FC 구단주의 하소연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연맹의 처사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홈팀 이점이라는 것은 응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 판정에 있음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이 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이 시장은 "떠나간 프로축구팬들이 돌아오는 길은 공정한 경기 운영이 될 때만 가능하다"며 "오늘 상벌위원회가 한국 프로축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상벌위에 참석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나온 이 구단주는 "상벌위가 상당히 독립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우리 프로축구가 발전하려면 떠나간 팬들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점은 연맹과 구단, 팬들이 모두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벌위에서도 그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정하게 이번 사건을 심의, 합당한 결론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론이 나오면 그때 다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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