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제재에 따른 현 국가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푸틴 대통령은 4일 크렘린궁에서 가진 연례 의정연설에서 “과거 히틀러도 러시아를 무너뜨리지 못한 사실을 사람들은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시련에도 맞서 이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방이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약화시키려 한다”며 “몇몇 국가들이 러시아가 옛 유고슬라비아처럼 해체되기를 바라지만,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푸틴은 또 “지금 우크라이나 동부의 비극적 상황이 보여주듯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정책은 옳았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냉소적으로 대한다”고 꼬집었다. “형제국인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고자 러시아는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 유럽 등 서방과의 관계를 단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 현 대치국면을 협상으로 풀어갈 뜻을 내비쳤다.
푸틴은 제재에 따른 국내 경제위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4년간 세금을 동결하고 국부펀드를 풀어 안정화하겠다”며 민심을 달랬다.
80분 가량 이어진 푸틴의 이날 연설은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짙은 색 정장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푸틴은 시종 간결하면서 단호한 말투로 우크라이나 사태 및 서방에 대한 기존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고, 참석한 내빈들은 수 차례의 박수로 그를 지지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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