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성과에 따라 희비 갈려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승진 22명, 부진했던 IM 부문은 소폭 그쳐
사장단 제외 임원 평균연령 46.7세 작년보다 0.3세 젊어져 '세대교체'
삼성그룹은 4일 부사장 42명과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총 35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승진자 규모는 전년(476명) 대비 25.8%나 줄어든 것으로, 2008년(247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탁월한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 승진 연한과 관계없이 주어지는 발탁 인사도 56명에 그쳐 지난해(86명)보다 34.8%나 줄었다.
삼성그룹 승진 인사가 예년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하면서 연말에 대거 승진해 다른 계열사의 부러움을 샀던 삼성전자 IT 모바일(IM) 부문 무선사업부의 승진이 크게 줄었다. IM 부문 임원은 올해 전체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자 21명 가운데 3명에 그쳤으며, 32명의 전무 승진자 중에서도 6명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올해 선전하면서 22명의 승진 인사를 배출한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와 대조적인 결과다.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는 2013년 14명과 2014년 20명에 이어 올해도 계속 승진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신임 임원 평균 연령이 젊어졌다는 데 있다. 사장단을 제외한 신임 임원 평균 연령은 46.7세로, 전년(47세) 보다 낮아졌다. 앞서 이뤄진 사장단 승진자 또한 모두 1960년대 이후 출생자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해 실시한 이번 인사에서 세대 교체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이번 인사는 보다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여성임원 중용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올해 여성 임원은 지난해(15명)와 비슷한 14명으로, 전체 승진자 규모가 줄어든 것에 비하면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여성 임원 승진자 중엔 부장에서 승진한 신임 여성 임원이 13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 역량 있는 여성 인력 발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전체 여성 임원은 모두 58명으로 늘었다. 이는 평소 여성인재 육성을 강조해 왔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1년 8월 삼성 여성임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이젠 여성 중에도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선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 등으로 둘 뿐이다.
글로벌 기업답게 외국인 임원들의 약진세도 눈에 띈다. 올해 임원인사에 외국인 승진자는 9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12명)에 비해 줄었지만 삼성그룹 전체 외국인 임원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본사를 기준으로, 삼성그룹 외국인 임원은 2011년 19명에서 2012년 27명으로 증가했으며 2013년 37명에 이어 올해는 38명까지 늘어나며 3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이 밖에 올해 삼성그룹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 경력 입사자가 전체 33.4%인 118명을 차지, 외부 영입 인재 중용 방침도 계속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철저하게 경영 성과에 따라 이뤄졌다”며 “여성이나 외국인 등 다양한 인재 등용으로 조직의 역동성도 제고했다”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삼성그룹 부사장 승진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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