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으러 갔다가 체포돼 논란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를 찾아갔던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가 경찰에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부 감독관이 체포를 부추기고 방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4일 고용부 평택지청 등에 따르면 평택시 포승읍의 W제조업체에서 2012년 9월 18일부터 지난 6월 8일까지 629일 근무했던 베트남인 A(32)씨는 퇴직 후 6개월이 다되도록 퇴직금 380여만원을 받지 못하자 고용부에 진정을 내고 지난 2일 오후 4시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관계자와 함께 고용부 평택지청을 찾았다. A씨는 W사 관계자와 함께 조사를 받은 뒤 회사 측으로부터 밀렸던 퇴직금을 모두 수령했다.
하지만 A씨는 곧바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겨져 현재는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W사의 관계자가 A씨를 불법체류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신고한 것이다. 비전문취업비자(E9)로 10년 전쯤 입국한 A씨는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 체류기한이 만료된 상태였다.
A씨의 급작스러운 체포에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등은 고용부 감독관 B씨가 신고를 부추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W사 사장에게‘퇴직금 주고 신고하라. 불법 놔두면 안돼요’라는 감독관 B씨의 발언이 담겨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한윤수 소장은 “이제는 악덕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하더라도 불법체류자는 돈 받을 길이 막막해졌다”며 “가면 잡혀가는데 누가 고용부에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B감독관은 “회사 관계자가 알아서 전화로 신고를 했고 이를 제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3월부터 범죄피해를 당한 불법 체류자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체류 사실을 사실상 묵인해주는 ‘통보의무 면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 대상을 형사 사건으로 한정했고 임금체불 문제는 제외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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