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참석자·일정 확정 안 돼 "北, 비핵화 위한 건설적 표명 땐 6자회담 가능"
3일 워싱턴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이 다음 달 싱가프로에서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1.5 트랙’ 방식으로 접촉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 관계자는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참석자와 일정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회동에는 북한 측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국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측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2005년 9ㆍ19 공동성명 채택 당시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았던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를 방문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북한이 6자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대화를 하겠다는 표시만 보이면 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 본부장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한국 취재진을 만나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어느 정도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데는 러시아와 중국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이해하는 것처럼 북한이 1에서 10까지의 구체적 어떤 조치들을 다 취해야 하고 그 다음에야 우리가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서 건설적 방향으로 이행해 갈 수 있다는 강력한 표시를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북러 관계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지만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확고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하는 데 대해 우리 측과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시급하게 방안을 강구 해야 한다는데도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에 대해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 시기가 정해지거나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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