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더 뛰는 농구로 도약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 변연하(34)는 여자 프로농구 청주 국민은행의 간판이다. 빼어난 기량뿐만 아니라 노련미, 리더십을 두루 갖춰 변연하가 코트에 서는 자체 만으로 팀은 안정감을 찾는다.
하지만 변연하는 지난달 24일 용인 삼성과의 홈 경기 3쿼터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쳤다. 정밀 검사 결과 전방 십자 인대 부분 파열로 최소 6주 결장이 불가피하다. 국민은행으로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은 “변연하가 빠진 건 분명히 큰 손실”이라면서도 “특정 선수가 아닌 팀 플레이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또한 선수단 전체에게 “누구든지 자신 있게 하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서 감독의 바람대로 변연하의 공백으로 생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지난달 27일 부천 하나외환을 따돌리고 2연승을 달렸다. 비록 사흘 뒤 춘천 우리은행에 덜미를 잡혔지만 3일 구리 KDB생명전에서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득점(82점)을 몰아치며 2위 인천 신한은행을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3점슛 5개를 포함해 19점을 올린 주장 정미란은 “앞선 경기에서 다들 열심히 했는데 공격에서 밀렸다. 서로 안일하게 공격을 미뤘다”며 “KDB생명전을 준비하면서 ‘누구나 공을 잡으면 공격적으로 하자’고 약속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정미란이 강조했던 대로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과감히 공격에 나섰다. 그 결과 홍아란은 17점, 강아정은 13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쉐키나 스트릭렌도 22점을 몰아쳤다. 서 감독은 모처럼 활발한 공격을 펼친 스트릭렌에 대해 “만족스럽다. 포스트 플레이를 잘 안 하는데 내 뜻을 잘 따라줬다”고 칭찬했다.
변연하 없이도 승리를 쌓으면서 국민은행은 자신감이 붙었다. 변연하 또한 팀 걱정을 하지 않고 재활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홍아란은 “(변)연하 언니의 공백을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선수들끼리 한 발 더 뛰려고 한다”며 상승세 비결을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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