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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융통성없고 엄격한 근위대장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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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융통성없고 엄격한 근위대장 해임"

입력
2014.12.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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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군중들 사이를 지나가는 프란치스코(왼쪽) 교황과 근위대장인 다니엘 루돌프 안리히. AFP 연합뉴스
지난 8월 군중들 사이를 지나가는 프란치스코(왼쪽) 교황과 근위대장인 다니엘 루돌프 안리히. AFP 연합뉴스

딱딱한 군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융통성 없는 바티칸의 스위스 근위대장을 해임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 기관지 오세르바토레 로마노 1면에는 스위스 근위대장인 다니엘 루돌프 안리히(42)가 내년 1월 31일 물러날 것이라는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바티칸은 안리히의 해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 이탈리아 매체는 “교황이 안리히 대장 휘하의 부대보다는 너무 규율에 사로잡히지 않은 덜 엄격한 부대가 좋겠다는 의사를 보좌관들에게 전했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안리히의 해임이 매우 힘든 교대 근무와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그의 군사적인 스타일에 대해 교황이 불편한 느낌을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했다.

교황의 이런 성향을 잘 보여주는 최근 일화도 소개됐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어느 날 아침 교황이 개인 거처에서 밤새 서 있던 근위병을 보고 앉으라고 말하자 그 근위병은 “명령에 반하는 일이라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교황은 “여기서는 내가 명령하겠다”고 답하고는 곧바로 밤새 지친 근위병을 위해 카푸치노를 사러 갔다는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교황이 근위대원과 악수를 하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는데 이는 교황과 신체 접촉이 금지된 근위대의 오랜 관례를 깨는 것이었다.

어디서든 대중과 직접 만나고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협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대중과의 접촉을 막으려는 경호를 꺼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8년부터 5년 임기를 넘겨 대장으로 복무해 온 안리히는 엄격하고 융통성 없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임명 당시 전직 스위스 경찰이었던 그가 이주민 수감자를 학대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인 적도 있다.

빨강, 파랑, 노랑 줄무늬의 르네상스풍 복장으로 유명한 스위스 근위대는 1506년부터 바티칸과 교황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근위대원은 전과가 없는 19~30세의 미혼 남성으로 가톨릭 신자여야 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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