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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 미행설 고소 사건 관련 조응천에 자문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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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 미행설 고소 사건 관련 조응천에 자문 구했다

입력
2014.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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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서면조사 응할지 여부 상의, 정윤회와 갈등 등 논의 가능성

내사 중단 후 조 돌연 퇴출되자 정윤회가 인사 영향說 나돌아

정윤회 씨와 권력암투설에 휩싸이며 비선실세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차량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EG빌딩 주차장에서 어디론가 나가고 있다. 이날 박지만 회장은 이날 회사로 출근했으며,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측근을 통해 “내가 말하면 논란이 커지니 손해를 보더라도 박 대통령 임기중에는 입을 다물겠다”는 뜻을 전했다. 뉴시스
정윤회 씨와 권력암투설에 휩싸이며 비선실세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차량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EG빌딩 주차장에서 어디론가 나가고 있다. 이날 박지만 회장은 이날 회사로 출근했으며,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측근을 통해 “내가 말하면 논란이 커지니 손해를 보더라도 박 대통령 임기중에는 입을 다물겠다”는 뜻을 전했다. 뉴시스

현 정부의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정윤회(59)씨의 ‘박지만 미행설’ 관련 고소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박지만(56) EG 회장이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대응 방안을 상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국정개입 정황이 담긴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이 이번 사태의 주요 당사자인 조 전 비서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과 정씨와의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로부터 올해 3월 23일자 시사저널에 실린 ‘박지만 “정윤회가 나를 미행했다”’ 제하의 기사가 사실인지를 묻는 서면 질의서를 받았다. 해당 기사는 “박지만 회장이 작년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는데, 이를 사주한 이는 정윤회씨”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씨는 지난 7월 시사저널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미행설의 진위 여부 판단에 있어 핵심 참고인이 박 회장이라고 보고 서면조사에 나선 것이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박 회장은 검찰의 서면조사 요청을 받은 뒤, 지난 4월 청와대에서 나온 조 전 비서관과 서면조사에 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따로 개인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지 않은 박 회장이 친분이 깊은 조 전 비서관한테서 사실상의 법률 자문을 받았다는 말이다. 조 전 비서관은 1994년 박 회장이 마약 투약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담당 검사였는데, 이후 두 사람은 깊은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고소 사건과 정윤회 문건 사태는 미묘하게 연결돼 있다. 시사저널은 3월 기사에서 “박 회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부에게 자신이 미행당한 사실을 알렸고, 이 간부는 경찰에서 파견된 부하 직원에게 ‘박지만 미행 사건’ 내사를 지시했다. 그런데 내사 중 이 경찰관은 돌연 인사발령이 났고, 내사도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민정수석실 간부가 조 전 비서관, 경찰 직원은 정윤회 문건 작성자인 박모 경정을 가리킨다. 박 경정은 1월 문건이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된 후인 2월 파견이 해제됐고, 조 전 비서관 역시 4월에 갑자기 청와대를 떠났다. 정씨가 박 회장 편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임무를 하고 있는 이들의 인사조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정윤회 문건의 진위 여부를 두고 정씨와 조 전 비서관이 최근 장외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씨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등을 만나 국정을 논의하고 청와대 인사에 개입했다는 건 완전한 낭설이자 소설”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조 전 비서관은 다음날 곧바로 “신빙성이 6할 정도는 된다. 문건 내용이 실제 모임에 참석해서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것이었다”고 맞받았다.

이처럼 ‘정윤회 대 조응천’의 대립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박 회장이 최근 조 전 비서관과 함께 정씨 관련 사건을 논의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박지만 미행설’ 관련 수사에서 이들의 대립구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경우 정윤회 문건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의 문건이 작성ㆍ보고되고, 유출되는 일련의 과정 어딘가에 박 회장 측이 등장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 법률 자문을 해 준 사실이 없다. 나는 박 회장의 개인 변호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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