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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포토존 조성" 산림훼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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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포토존 조성" 산림훼손 앞장

입력
2014.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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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산에 높이 4.3m 전망대 공사...

무단벌목 사진명소/2014-12-03(한국일보)
무단벌목 사진명소/2014-12-03(한국일보)

50여 그루 마구잡이 벌목

수성관광호텔 바로 뒤...수성못 한 눈에 보이는 명당

수성구가 수성관광호텔 뒤 법이산 등산로 옆에 포토존 공사를 위해 소나무 등을 무단 벌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수성구가 수성관광호텔 뒤 법이산 등산로 옆에 포토존 공사를 위해 소나무 등을 무단 벌목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이 사진촬영 명소를 조성키위해 수성관광호텔 뒷편 법이산 등산길 주변 해발 210m 지점에 높이 10m가 넘는 나무 50여 그루를 무허가로 벌목, 자연훼손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구청 측은 주말이면 교통대란을 보이는 수성호텔 앞 주차장 부지에 메디텔 형태의 대형 전시컨벤션센터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상태여서 호텔 측에 전방위 특혜를 제공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성구청은 10월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수성호텔 뒷편 등산로를 따라 5∼10분 거리의 법이산 능선에 면적 24.8㎡, 높이 4.3m짜리 전망대 건설공사를 하고 있다. 3일 오전 ‘위험’이라고 쓰인 노란색 안전줄이 둘러쳐진 공사현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2014 법이산 사진찍기 좋은 장소 및 주민쉼터 조성’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고 철근과 목재 등 공사 자재가 흩어져 있었다. 이곳 현장에서 보면 수성못의 70∼80% 정도가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사진촬영 장소로는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전망대 공사장 아래 경사면에는 10m가 넘는 나무들이 밑둥만 남겨둔 채 잘려나간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곳에는 지름 5∼40㎝ 정도의 아카시아 등 잡목 52그루가 잘려나갔고 기둥과 가지도 나뒹굴고 있었다. 구청이 사진촬영 명소 조성을 위해 산림법을 위반한 현장이었다.

수성구청은 6월 대구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진찍기 좋은 장소’로 선정, 4,000만원의 국비와 대구시비 1억원, 구비 1,000만원 등 1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수성구 도시디자인과는 공원녹지과와 협의, 산지 전용 협의를 거쳐 비탈진 경사면 50㎡에 대한 벌목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 벌목 지역은 1,000㎡를 넘었다.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5월에 문화체육관광부 실사단이 현장을 둘러본 후 ‘시야가 확보되게 벌목을 해야 예산을 줄 수 있다’고 해서 행정절차를 밟았다”며 “공원녹지과와 협의 과정에 계산 착오로 50㎡만 허가받은 후 면적을 확장하기 위해 재협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임의로 벌목했다”고 시인했다. 또 “당초 시야 확보를 위해 150그루를 벌목할 계획이었으나 52그루를 벌목하는데 그치면서 조망권을 확보하라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도 질책을 받을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최근 수성관광호텔 앞 주차장 부지 2만6,280㎡에 지상 3층(높이 24.1m), 연면적 6,230㎡ 규모의 대형 전시컨벤션센터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수성관광호텔 측이 타인 명의로 된 사업부지를 확보, 건축승인을 신청하면 곧 착공하게 된다. 이 일대는 주말이면 왕복 2차선 도로의 한쪽이 주차장이 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한 곳으로, 최근 65억원을 들여 시민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수성유원지가 제 기능을 잃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성관광호텔을 둘러싼 촬영명소 조성과 건축심의 등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수성구민은 “사진촬영 장소를 만들기 위해 구청 측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나무를 잘라내는 것도 이해되지 않고,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한 곳인데도 인파가 붐빌 건물의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것도 상식 밖”이라며 “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수성관광호텔을 위한 행정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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