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망자는 4명으로 늘어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어선 ‘501오룡호’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
사조산업은 사고 3일째인 3일 사고 해역에서 모두 1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사고 첫날 1명을 포함해 12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구조된 사람은 7명이며 41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수습된 시신 가운데 한국인 3명은 김태중(냉동사·55), 김범훈(2항사·24), 김순홍(3항사·21)씨로 신원이 확인됐다. 한국인 사망자는 사고 첫날 구조됐다가 저체온증으로 숨을 거둔 이장순(조기장·50)씨를 포함해 4명으로 늘었다. 시신으로 발견된 다른 선원은 인도네시아 선원 7명, 필리핀 선원 1명으로 추정된다.
일부 시신은 사고해역에서 남서쪽으로 14㎞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지만 나머지 시신의 인양 위치와 신원 등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사조산업은 전했다.
부산 서구 사조산업 부산지사에 마련된 실종가가족대기실은 시신 수습 소식이 전해지자 울음바다로 변했다. 30여명의 실종 선원 가족들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들었다”며 가슴을 내리치며 흐느꼈고, “아이고 어떡해”하며 서로를 품에 안고 위로했다.
김순홍 3항사의 작은아버지는 “어린 나이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돈 벌려고 배를 탔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태중 냉동사의 한 가족은 “착잡한 심정을 어찌해야 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가족들은 “그나마 시신이라도 찾은 게 다행”이라며 애써 위안을 해보지만 눈에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부유물 등이 모여있는 사고해역 인근을 집중 수색하다가 시신을 발견 인양했다고 연락 받았다”며 “사고해역 날씨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예보돼 수색ㆍ구조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01오룡호 김계환 선장의 동생 세환(44)씨는 이날 “사고 직전 인근에 있었던 이양우 96오양호 선장으로부터 지난 2일 전화로 형님의 마지막 순간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김 선장이 배가 가라앉기 직전 이 선장에서 “형님에게 하직인사를 해야 되겠습니다”라며 마지막 무전을 보냈다고 한다. 김 선장의 인사가 심상치 않자 이 선장은 “빨리 나와. 나오라구…”라며 김 선장을 타일렀고, 김 선장은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통화 내용은 선사 측이 입수한 김 선장과 이 선장의 무전 교신 전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501오룡호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한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해양경비안전서의 수사가 시작됐다. 부산해양안전서는 이날 오전 17명으로 수사팀을 꾸리고 사조산업의 선박 도입, 검사, 수리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들어갔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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