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여학생과 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상습 강제추행)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가 3일 구속됐다. 서울대 개교 이래 현직 교수가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북부지법 윤태식 영장 전담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시간인 오전 10시 30분보다 15분쯤 늦게 법원에 나온 강 교수는 “여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피해 학생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 7월 국제 학술대회 준비 인력과 회식을 가진 뒤 인턴 여대생을 한강 시민공원 벤치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내용이 교내에 알려지며 “나도 강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잇따라 나왔다. 피해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 교수가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모아 학교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해왔다.
강 교수는 지난달 26일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피해 학생들은 강 교수가 면직되면 진상조사가 중단된다고 반발했다. 이에 서울대 측은 지난 1일 강 교수의 사표를 처리하지 않고 교내 인권센터를 통해 사건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