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최대주주와 갈등으로
세계 경매시장의 양대 산맥인 영국의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이 잇따라 퇴진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스티븐 머피 CEO가 연내 사임하고 파트리샤 바르비제 회장이 CEO를 겸직하게 될 것이라고 2일 발표했다. 소더비를 14년 간 이끌어온 윌리엄 루프레흐트 CEO가 최대주주인 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회장과의 갈등으로 물러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지 불과 12일만이다.
머피 CEO는 지난 2010년 취임한 이후 경매시장을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중국과 인도 등 신성장 시장을 개척해 매출을 크게 늘리며 최대 경쟁자인 소더비를 줄곧 앞질러왔다. 특히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전후 및 현대 미술 작품 경매를 주관해 낙찰액 8억5,290만달러(9,490억원)을 이끌어내는 등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들은 머피 CEO 사임의 주된 이유가 수익성 악화에 있다고 평가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은 두 경매회사의 과도한 경쟁이 수익 증가에 걸림돌이 됐을 뿐 아니라 비용절감이나 인력삭감 등에 적극적이지 않은 머피 CEO의 경영 태도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티 후임 CEO인 바르비제 회장은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 CEO다. 그녀는 프랑스 재계에서 유명한 여성으로 크리스티의 실제 주인인 프랑스 억만장자 프랑수와 피노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르비제는 1989년 피노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사했고 1992년 크리스티의 지주회사인 아르테미스의 이사로 승진했다.
소더비는 지난달 20일 루프레흐트 CEO의 사임과 함께 후임 물색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 수집가들의 시장 이탈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던 소더비는 경영권을 두고 롭 회장의 지속적 압박을 받았다. 머피는 향후 거취를 묻는 블룸버그 통신의 질문에 소더비로 옮길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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