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엔화 약세 속에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만큼 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일 발표한 근로통계조사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0월 실질임금지수는 마이너스 2.8%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가 받는 실질적인 임금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8% 감소한 것이다. 실질임금은 지난해 7월부터 16개월 연속 줄었다.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월급이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명목 임금에 국한된 것이고 물가 상승이나 소비세율 인상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반면 기업은 상당한 이익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재무성의 법인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 매출은 2.9% 증가해 5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고 경상이익은 7.6%나 늘었다. 이에 일본의 주요 노조단체 등은 기업의 수익을 근로자에게 분배해야 한다며 임금 인상 요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최대 노조단체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2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내년 봄 임금 교섭 때 기본급 2% 이상의 인상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전일본금속산업노동조합협의회와 도요타자동차 그룹의 노조로 구성된 전도요타노동조합연합회도 월급을 6,000엔(5만6,000원) 이상 올려달라고 요구하기로 하는 등 임금 인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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