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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권혁·송은범에 거액 배팅한 이유? "이겨본 선수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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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권혁·송은범에 거액 배팅한 이유? "이겨본 선수가 필요해"

입력
2014.12.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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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선수들에 승리 DNA이식...구단과 김성근 감독 공감대 형성

송은범
송은범
권혁
권혁

“정근우(32)가 내년엔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올 시즌 한화 관계자가 한 말이다. 자유계약선수(FA) 첫 해, 묵묵히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을 뿐, 1년 뒤 선수단 파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용규(29)가 받은 어깨 회전근 수술은 보통 큰 수술이 아니다. 투수로 치면 1년 동안 제대로 공 던지기도 힘들다. 만약 이용규가 정상적으로 외야 수비를 한다고 치자. 어떻게 될까. 역시 정근우처럼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한화가 137억원을 투자하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1,2번 타자)를 동시에 영입한 이유다. 정근우 70억원, 이용규는 67억원짜리 통 큰 베팅이었다. 구단의 생각은 명확했다. 열 명의 코치 보다 한 두 명의 선배가 패배 의식에 젖은 선수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안정된 수비, 타석에서의 수싸움 등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선, 승리에 대한 간절함, 공에 대한 소중함을 보고 배우길 원했다.

한화가 2014년 스토브리그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썼다. 삼성 왼손 불펜 권혁(31), KIA 오른손 투수 송은범(30)을 각각 32억원, 34억원을 주고 영입했다.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구단은 이번 영입에 만족하는 눈치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요청이 있었고, 팀 약점을 메울 적임자라는 공감대가 구단 내에서 형성됐다.

따지고 보면 권혁과 송은범도 정근우, 이용규처럼 ‘이기는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최근 성적이 볼품 없고 원 소속구단에서의 입지도 좁아졌지만 나란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다. 송은범은 정근우와 함께 ‘SK 왕조’를 이끌었다. 권혁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최강 삼성 불펜의 핵심 멤버였다. 구단은 정근우, 이용규, 송은범, 권혁 등 소위 ‘고기 좀 먹어 본 선수’들이 팀 체질 개선에 앞장 서리라 믿고 있다.

FA는 아니지만 올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인성(39)도 이 같은 구단의 의지, 시각과 궤를 같이 한다. 은퇴가 머지 않은 75년생 노장 포수는 단지 투수 리드를 잘 하는 ‘안방 마님’이라기 보단 후배 포수의 성장을 이끄는 ‘코치’에 가깝다. 실제 조인성은 벤치에서 끊임없이 정범모 등과 얘기를 나누며 다양한 조언을 해줬다. 정범모도 “(조)인성 선배와는 볼배합, 타격 등 경기에 대해 이것저것 토론하는 사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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