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도중 대기심에 추가 항의한 게 결정적
독일축구협회(DFB) 컵대회인 포칼 경기 중 상대 선수를 걷어차 퇴장 당했던 손흥민(22·레버쿠젠)이 결국 향후 포칼 3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레버쿠젠은 3일(한국시간)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손흥민에 대한 포칼 3경기 출전정지 징계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10월30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FC 마그데부르크(4부리그)와의 2014-2015 DFB 포칼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33분 볼 다툼을 벌이다 상대 선수를 발로 걷어차는 행동으로 경고 없이 즉시 퇴장 당했다. 퇴장 지시를 받은 손흥민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던 중 대기심을 향해서도 손짓을 동반해 거칠게 항의했다.
DFB는 이런 행동을 한 손흥민에게 지난달 초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고,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이번 징계로 손흥민은 내년 3월 첫째 주로 예정된 FC 카이저슬라우터른(2부리그)과의 3라운드(16강)부터 출전할 수 없게 되며, 팀이 결승에 진출해야만 포칼 경기에 뛸 수 있게 됐다. “이 징계는 2017년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고 못 박은 DFB의 결정사항에 따라 3라운드에서 탈락하더라도 다음 시즌까지 징계가 이어진다. 물론 컵대회에만 한정되는 징계다.
이번 징계는 즉시 퇴장 이후 벌어진 사안까지 포함한 사후 징계로 이뤄졌다. 3경기 출전정지 징계가 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번 징계는 손흥민의 반칙에 대한 주심의 퇴장 명령 이후 대기심에게 접근해 거세게 항의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권종철 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3경기 출전 징계는 단순한 퇴장 상황 치고는 굉장히 무거운 사후 징계”라며 “퇴장 후 들어가는 과정에서 대기심에 추가 항의한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의 선제적 위협에 따른 반칙이었기에 참작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복성 반칙에 대해서는 더 무겁게 다루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사후 징계는 경기 후 주심이 작성한 심판보고서 및 심판감독관의 보고서에 의해 협회에 보고되고, 협회는 이를 종합해 사안의 경중을 따져 징계위원회를 연다. 해당 징계위원회에서는 보고서 외에 영상물 등 증거물을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징계 대상자 측의 변론(이의 제기) 기회를 줘 이를 참조해 징계 수위를 확정하게 된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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