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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평양 강남스타일

입력
2014.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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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북도 강남군의 풍경. 불규칙적으로 구획을 나눈 논과 밭, 제멋대로 구불어진 대동강 지류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조합했다.
황해북도 강남군의 풍경. 불규칙적으로 구획을 나눈 논과 밭, 제멋대로 구불어진 대동강 지류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조합했다.

오빤 강남스타일~

서울의 강남은 생기가 넘친다. 부의 상징이 된지도 오래다. 평양에도 강남이 있다. 한강이 그렇듯 대동강은 평양을 강남과 강북으로 가른다. 평양의 강남은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민촌이 많다. 반면 강북은 당원이나 기관원들이 많이 사는 부촌이다. 얼마 전 두 지역간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브이월드의 지도서비스는 북한의 강남을 어떻게 표시하고 있을까? 평양 도심에서 남쪽으로 10여km 정도만 이동하면 진짜 강남이 나온다. 황해북도 강남군. 이 일대는 알곡과 채소 등 평양 주민들의 주요 식량기지다. 굽이굽이 흐르는 대동강 지류와 논 밭 가옥들이 퍼즐조각처럼 지도를 채우고 있다. 신기하게도 조각들은 한글 자모가 되기도 하고 숫자나 알파벳으로 보이기도 한다. 숨은 그림 찾듯 글자를 찾아내 퍼즐을 완성한다.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왼쪽) 과 류경호텔의 모습.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왼쪽) 과 류경호텔의 모습.

이번엔 평양의 강북. 브이월드는 시내 주요 시설물들을 3차원으로 보여준다. 대표적 랜드마크인 류경호텔. 보통강 구역에 우뚝 솟아있는 이 호텔의 높이를 툴을 이용해 측정해 보니 340여 미터에 달한다. 동북쪽으로 4km 떨어진 능라도에 이르러선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능라도5월1일 경기장의 모습이 눈에 띈다. 동그랗고 하얀 생크림케이크 같은 모양으로 다소곳하게 자리 잡았다. 김정은 제1비서가 10월 29일 이 곳에서 북한여자축구대표팀과 월미도팀 간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능라도의 남쪽 끝에서 대동강 건너로 보이는 옥류관. 강변에 웅장하게 세워진 한옥양식 건물들은 식당이라기 보다는 궁궐을 연상시킨다.

김일성 광장(왼쪽)과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 광장(왼쪽)과 김일성종합대학
주체사상탑(왼쪽)과 당창건기념탑
주체사상탑(왼쪽)과 당창건기념탑
북한 백두산 제비봉 방향에서 바라본 천지의 모습
북한 백두산 제비봉 방향에서 바라본 천지의 모습

브이월드가 확보하고 있는 3차원 이미지 모델은 현재 평양 시내에만 50개, 북한 전역은 800개 정도다. 덕분에 시설물의 위치나 규모, 거리 등을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3차원 이미지는 보통 여러 각도의 항공사진을 토대로 만들지만 북한의 경우 우리 비행기가 날 수 없기 때문에 위성 이미지와 사진자료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시설물의 위치와 크기는 위성, 높이와 외형은 사진을 참고한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거나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영역을 우선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원칙” 이라며 “2015년에는 북한 내 주요유적에 대해 3차원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동강 지류가 흐르는 평양의 모습
대동강 지류가 흐르는 평양의 모습

다시 고도를 높이니 평양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대동강 줄기가 하트모양으로 시내를 휘돌아 나간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깝게 보면 비극, 멀리 보면 희극” 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사물이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법. 베일에 가려진 땅 북한, 아직도 평면 속에 갇혀 있다고 믿는가? 3차원의 실감나는 북한이 이미 눈 앞에 펼쳐졌다.

해주시 들판(왼쪽)과 아오지탄전
해주시 들판(왼쪽)과 아오지탄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어디에?

유엔은 지난달 18일 채택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통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북한 내 인권 침해 행위의 중단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대표적인 인권 유린 시설로 꼽히는 정치범 수용소의 즉각 폐쇄도 포함돼 있다. 고문과 공개처형이 심심찮게 벌어진다는 정치범 수용소는 북한 내 어디에, 몇 군데나 있는 걸까?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 지도서비스에 접속하면 궁금증은 쉽게 풀린다. 상단 메뉴의 주제도 조회를 클릭한 후 사회 분야에서 구금시설을 선택하면 14, 15, 16호 관리소 등 위치가 확인된 정치범 수용소 6군데와 2군데의 교화소가 지도 위에 표시된다. 이 중 한 군데를 향해 고도를 낮춰 내려가면 도저히 탈출할 엄두를 못 낼 정도의 첩첩 산중에 수용소 시설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정보포털은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통일부가 축적해 온 북한의 각종 정보를 일반에 제공하는 사이트다. 그 중 지도서비스만은 국토교통부의 브이월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브이월드는 국가가 보유한 공개 가능한 공간정보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픈 플랫폼이다. 북한 내 시설물이나 지명으로 검색이 가능하고 공간검색을 활용할 경우 특정 지역 내의 특정 분야 관련 시설정보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사진부기획팀=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최선아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3)

한주형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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