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완치 시대 앞당길 것"
서울대병원은 임홍국ㆍ김용진(흉부외과), 김기범(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인체조직과 비슷한 차세대 심장판막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돼지의 대동맥 판막을 이용해 면역거부반응 없이 인체에 이식할 수 있는 차세대 심장판막을 개발하고 이종간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판막은 이종이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면역거부반응이 전혀 없는 사실상 ‘인간화’된 생체조직으로, 향후 심장판막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최근 유럽 최고 권위의 흉부외과학회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돼지는 장기 크기와 유전자 배열이 인체와 비슷해 인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 1순위다. 그래도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곧바로 이식할 수 없다.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동물에 존재하는 ‘알파갈(α-GAL)’이라는 당단백질이 이종간 이식시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돼지 심장판막이 이식되면 항체가 알파갈을 이물질로 알고 공격(면역거부반응)하면서 석회화가 일어나고, 이식된 판막의 수명은 단축된다.
연구팀은 알파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심장판막 개발에 주력했고, 돼지 대동맥 판막에 자체 개발한 ‘항석회화 조직처리 기법’을 적용해 알파갈을 없앤 심장판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판막을 양 10마리의 승모판 부위에 이식한 뒤 18개월 뒤에도 면역거부반응 없이 정상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 혈역학, 방사선, 현미경, 생화학 검사에서도 석회화 및 퇴행성 변화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이번 판막은 좌심실의 높은 수축기압을 견디는 것은 물론 퇴행성 변화도 극복했다”며 “향후 판막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심장질환 완치 시대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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