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여건욱, 체인지업에 자신감 붙은 계기는
오른손 정통파 여건욱(28)은 내년 시즌 SK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유력한 후보다. SK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김광현의 공백으로 윤희상과 외국인 선수 2명이 버틴다 해도 토종 선발 2명이 필요하다. 올해 후반기처럼만 활약한다면 여건욱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여건욱은 올 시즌 성과로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시속 140㎞ 중후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을 던지는 그는 체인지업에 확신이 없었다. 주로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만 보여주는 공으로 던졌을 뿐 오른손 타자에게는 던져본 적이 없다.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붙은 결정적인 계기는 9월7일 두산전이다. 여건욱은 “오른손 홍성흔 선배를 상대할 당시 포수 정상호 선배가 체인지업 사인을 냈다. 볼을 던져도 좋다는 생각으로 원 바운드로 떨어트렸는데 방망이가 돌았다. 오른손 타자에게 처음 던진 체인지업이 삼진으로 연결되면서 감을 잡았다. 그 상황에서 과감히 던지라는 선배의 리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7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첫 선발승을 따낸 여건욱은 동료들로부터 ‘여쇼’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여쇼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빗댄 별명이다. 여건욱은 이후 세 차례 등판에서 2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는 등 내년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그의 2015년 목표는 풀타임 선발이다. 가능성을 보인 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 또한 크다. 본인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마무리훈련 도중 훈련을 하다 허리를 살짝 삐끗할 정도로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건욱은 “경쟁은 언제나 있었던 것이라 나에게 익숙하다”며 “반짝했던 것이 아닌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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