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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美 대통령의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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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美 대통령의 자녀들

입력
2014.12.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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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로튼 스티븐 리 핀처 공화당 하원의원의 공보 담당 보좌관이 페이스북에 오바마 대통령의 딸인 말리아(16)와 사샤(13)의 옷차림과 태도를 거론한 게 논란이 되자 1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튼의 사임 뒤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태세다. 이날 블로그와 트위터 등 온라인에선 내내 아이들을 공격한 로튼의 행동이 비열했다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날 “이번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의 일은 워싱턴의 오래된 질문을 상기시켰다”며 “사회 통념상 정치인의 아이들은 (정치적) 논외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딸인 제나가 대표적이다. 제나는 2001년 미성년자일 당시 가짜 아이디 카드를 이용해 술집에 들어가거나 흡연을 하는 사생활이 미디어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사교 파티에서 술에 취한 채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들도 찍혔다. 술과 유흥을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도되면서 한 때 ‘제나 앤 토닉’(Jenna And Tonic)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닉네임이 붙기도 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 역시 자녀 문제로 진땀을 빼야 했다. 2008년 당시 17세 딸 브리스톨의 혼전 임신 소식은 거의 매일 언론에 등장했다. 심지어 혼전 임신을 두고 딸의 남자친구 집안과 페일린 사이에서 오간 설전까지 보도됐다. 미국의 유명 보수 논객인 러시 림보는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을 개에 비유하는 등 인신 공격을 퍼부었다.

말리아와 사샤는 이에 비하면 지금까지는 비교적 미디어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백악관에 입성한 대통령의 자녀들 중에 가장 어린 나이에 속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신문은 “오바마 부부는 두 딸이 학교에 가거나, 스포츠를 하거나, 사람들을 만날 때 미디어의 주목으로부터 가급적 보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로튼 보좌관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한 말리아와 사샤를 향해 “너희가 끔찍한 10대라는 사실은 알지만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로튼 보좌관은 이 글에서 “술집에 갈 때 입는 옷이 아닌 존경 받을 수 있는 옷을 갖춰 입어야 하고 특히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공식 행사에서 인상을 써서는 안 된다”고 훈계했다.

해당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 나가며 파문이 일자 로튼은 즉각 원문을 삭제하고 “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깨닫게 됐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션 스파이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조차 트위터를 통해 “아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비난의 화살은 아이들을 향한 게 아니라 부모인 정치인을 향한 것이다. 줄리언 젤라이저 프린스턴대 대통령 역사학자이자 교수는 “아이들의 행동을 거론하는 것은 대통령에 관해 언급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페일린이 딸의 혼전 임신 문제로 홍역을 치를 당시 “가족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은 더더욱 논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이들은 정치의 일부분이 아니고 가족 문제는 페일린의 부통령으로서의 혹은 공무원으로서의 수행 능력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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