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동영상 서비스에 지각변동이 벌어졌다.
앞으로 유튜브에서 MBC 진짜 사나이, SBS 런닝맨, JTBC 히든싱어를 보지 못한다.
MBC와 SBS 등의 온라인 광고 대행사 스마트 미디어렙(SMR)은 광고비 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유로 TV 프로그램 동영상을 유튜브(구글) 대신 TV캐스트(네이버)와 TV팟(다음)에 공급하기로 했다.
MBC와 SBS는 1일부터 세계적인 동영상 서비스업체 유튜브에 TV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2일 아침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왜 유튜브에서 진짜 사나이를 볼 수 없느냐?”는 푸념이 나왔다. 한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유튜브로서는 악재인 셈이다. 게다가 JTBC를 비롯한 종합편성채널 4사도 오는 8일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공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방송사가 유튜브에 등을 돌린 이유는 광고 수익 배분율이다. 유튜브는 TV 프로그램 영상에 붙은 광고 수익 가운데 약 55%를 방송사에 제공한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은 90%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경영 악화에 시달린 방송사는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사업 파트너를 바꿨고,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유튜브)이 선점한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세계 최대 포털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는 스마트폰 운영체계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이런 까닭에 인터넷 시장의 절대강자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에서 구글보다 한참 뒤처졌다. 네이버와 다음은 스마트폰 2,000만 가입자 시대를 맞아 광고료 대부분을 방송사에 주더라도 유튜브에 뺏긴 시장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스마트 미디어렙의 판단은 장기적으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KBS PD는 “과거 신문이 만든 뉴스 기사로 포털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신문 매출이 급락했다”면서 “당장은 이익처럼 보이지만 방송이 만든 TV 프로그램이 포털에서 유통되면 방송사 매출도 신문처럼 줄어들 수 있다”고 걱정했다. 동영상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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