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다발을 청동발에 담아 묻은 고려시대 무덤이 발견됐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상준)는 삼국시대 고분으로 알려진 전북 순창군 적성면 운림리 산12-2번지 농소고분을 순창군 요청으로 발굴조사한 결과 고려시대 무덤임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무덤은 묘광을 3단으로 파서 마련한 다음 시신을 넣은 관과 그것을 감싼 또 다른 목관인 덧널을 안치하고 봉토를 쌓아올렸으며, 뒤쪽으로는 이를 보호하기 위한 담장을 병풍처럼 둘러친 구조로 드러났다. 상부는 깎여서 편평한 상태인 봉토는 바닥이 길이 580cm, 너비 404cm인 장방형이었다.
너비 약 200㎝인 묘광은 3단으로 마련하되, 아래로 내려갈수록 폭이 좁아지게끔 했다. 전체 깊이는 약 300㎝.
묘광 아래쪽에서는 길이 210㎝, 너비 85㎝인 나무널(목관)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또 다른 나무덧널(목곽)이 발견됐다. 널 안에서는 두개골 일부가 수습됐으며, 그 바깥에서는 칠을 하고 원형 테두리를 그린 다음 그 안에 금가루로 쓴 범자(梵字)가 확인됐다.
묘광 네 면 중 세 벽면에서 벽감(壁龕)이라는 움푹 판 구멍이 발견됐다. 이에서는 청동합(靑銅盒), 청동반(靑銅盤), 청동수저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에서 동쪽 벽감에서 발견된 청동반에는 머리카락을 뭉친 다발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연구소는 출토 유물과 무덤 형태 등의 정황으로 볼 때 무덤 주인공은 고려시대 최고위 계층에 속하는 인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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