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G병원, 해당 전공의 파면
인천의 한 대학부속병원에서 의사가 술에 취한 채 네 살 난 아이의 응급수술을 집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병원 측은 1일 해당 의사를 파면 조치했다.
인천 남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오후 11시쯤 인천 남동구 모 대학부속 G병원에서 성형외과 전공의 1년차 A(33)씨가 술에 취한 채 B(4)군의 찢어진 턱 부위를 꿰매는 수술을 했다. B군은 사고 당일 미끄러져 넘어져 턱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B군의 부모는 A씨가 비틀거리고 손을 떠는 데다 찢어진 부위도 제대로 봉합되지 않자 병원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병원에서는 뒤늦게 다른 의사를 불러 재수술을 하게 했다.
A씨는 당시 전공의 2년차인 당직의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응급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진료를 하러 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직의사가 병원 안에 있었음에도 술에 취한 의사가 대신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병원 응급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냈다.
B군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음주감지기로 A씨가 술 마신 사실을 확인한 뒤 병원 측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의사가 술에 취해 진료했더라도 의료법에 관련 처벌 근거가 없어 책임자(당직의사)에게 음주 사실을 통보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며 “(진료에 따른 부작용 등) 치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업무상 과실치상, 의료 과실 등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또 추가 징계위를 열어 응급센터소장, 성형외과 주임교수 등 관련자 10명을 보직해임할 방침이다. 병원 한 관계자는 “A씨가 당일 당직이 아니어서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다 반주를 곁들였다고 한다”며 “진료 당시에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중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부모를 만나 정중히 사과하고 추후 치료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단호한 징계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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