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우승·태극마크 이어 겹경사...3회 수상은 K리그 사상 처음
전북 우승 이끈 최강희 감독상...영플레이어상은 포항 김승대

이동국(35ㆍ전북 현대)의 좌우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이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89)의 명언이기도 하다.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이라는 불운을 시작으로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올해 이동국의 나이는 축구 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서른 다섯 살이지만 국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최고의 별이 됐다. K리그 사상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2009년, 2011년, 2014년)나 차지한 주인공이다.
이동국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전북을 우승으로 이끈 이동국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112표 중 101표(90.2%)를 획득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동국은 K리그의 역사다. 벌써 17번째 시즌이다. 1998년 K리그 신인왕에오른 그는 2001년 6개월간 베르더 브레멘(독일),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미들즈브러(잉글랜드)에서 몸을 담았던 2년을 제외하면 꾸준하게 K리그를 누볐다.
이동국은 올 시즌 막판 종아리 부상을 입기 전까지 31경기에 출전해 13골(6도움)로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달 30일 최종전에서 14호골을 신고한 산토스(수원 삼성)에게 득점왕 자리를 내줬지만 그의 활약에 힘입어 전북은 정규리그 3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이동국은 9월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1년 2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그는 베네수엘라전에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하는 영광도 맛봤다. 베네수엘라전에서 역전골과 쐐기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공격수, 축구팬이 투표하는 ‘아디다스 올인 팬타스틱 플레이어(FAN-tastic Player)’로도 뽑혀 3관왕을 차지했다.
이동국은 “지난달 막내 아들이 태어나 5명의 아버지가 됐다. 막내 아들 태명이 대박이었는데, 올해 정말 대박이 난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상은 김승대(23ㆍ포항 스틸러스)가 차지했고, 올해의 감독상은 최강희(55) 전북 감독에게 돌아갔다. K리그 챔피언 전북은 베스트11에 이동국을 포함해 이승기(26), 한교원(24), 알렉스 윌킨슨(호주), 권순태(ㆍ이상 30) 등 최다 5명을 배출했다.
한편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수비수에 뽑힌 차두리(34ㆍFC 서울)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아시안컵은 내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면서 “월드컵과는 다르게 우승이 목표인 만큼 후배들과 어우러지고 싶다. 월드컵에서 많은 분들을 실망시켰는데 이번에 한국 축구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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