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로 봉사 간 아들 IS전사 변신, 시리아 內 근거지 단신으로 뛰어들어
아들 설득시켜 영국으로 데려와
10대 딸 구한 어머니 이어 두번째, 자식 구하려는 부모 점점 늘어나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10대 아들을 구하려고 이번에는 아버지가 시리아 전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어머니가 역시 10대 딸을 IS 본거지에서 구한 뒤 두 번째다. 이처럼 자식을 구하려고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IS로 가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영국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사는 카림 모하마디가 최근 시리아 IS 근거지에 단신으로 뛰어들어 19살 아들 아흐메드를 찾아내 본국으로 데려왔다고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며 터키로 떠난 아들이 IS 전사로 변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행동에 나섰다. 이라크 쿠르드계 이민자인 모하마디는 먼저 카디프 지인의 도움으로 터키로 들어가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이어 주변의 만류와 위험을 무릅쓰고 터키-시리아 국경을 넘어 천신만고 끝에 IS 근거지에 도착해 아들을 찾아냈고, 그를 설득시켜 영국으로 데려왔다. 그는 현지 정세와 지리에 밝은 쿠르드족의 안내와 도움으로 시리아로 들어가 아들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학도인 아흐메드는 터키 국경지대에서 인도 지원 및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이슬람 급진이념에 빠져 IS 대원이 됐다. 아흐메드와 같은 카디프 출신으로 IS 대원이 된 그의 친구 레야드 칸(21)과 나세르 무타나(20)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공개된 이슬람 성전 참여 촉구 동영상에도 등장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손에 끌려 귀환한 아흐메드는 테러방지법 위반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지만, 전향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는 면했다.
부모가 IS에 가담한 자녀를 직접 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네덜란드에서는 IS 대원과 결혼하겠다며 시리아로 들어갔던 19세 딸을 부르카로 위장한 채 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라까로 잠입해 구출해내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 영국 정보 당국자는 이 신문에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 무장투쟁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는 서방국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자식을 구출하려고 전장을 찾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자녀를 데려오는 데 정부가 도움이 안 되는 걸 안다”면서도 “더 많은 부모들이 전장으로 간 자녀를 구하려고 위험한 여행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인도적 지원 목적을 포함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간 젊은 영국인은 500여명으로 추정되고 그 중 절반 가량이 본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이 귀환하면서 경찰과 보안 당국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가 어떻든 자발적으로 IS에 가담해 IS의 일원으로 생활하며 세뇌된 이들이 돌아올 경우, 잠재적 테러 위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족 중에는 “체포와 기소 위험 때문에 자녀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며 당국에 더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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