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불구 '인디언 차별' 팀 명 고수
“머저리이거나, 인종차별주의자이거나, 날강도이거나.”
지난달 26일 미국의 대중잡지 롤링스톤이 ‘역대 최악의 스포츠 구단주’들에 대해 보도하면서 붙인 제목이다.
1위는 인종차별주의자로 유명한 미 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다니엘 스나이더가 꼽혔다. 미국 특허청은 팀명 레드스킨스를 지난 6월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인디언)을 비하하는 용어로 규정하고 팀 명을 바꾸라고 요청했지만, 레드스킨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스나이더는 “80년 이상 지켜온 팀명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며 맞섰다. ‘피부가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는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한 표현으로 미국에서는 인디언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최근 워싱턴에서는 미국 인디언계 주민 5,000여명이 팀 이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위는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제프리 로리아가 선정됐다. 로리아는 MLB의 소문난 구두쇠다. 마이애미의 2014년 연봉 총액은 4,756만달러(530억원)로 MLB 30개 구단 중에 꼴찌에서 두 번째로 적다. 로리아는 선수의 몸값을 올려주는 대신 팔아버리고 다른 팀의 유망주를 데려오는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이름을 떨쳤다.
3위는 미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제임스 돌란이다. 돌란은 늘 ‘고비용 저효율’ 경영방식으로 비웃음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닉스가 앨런 휴스턴의 고연봉 때문에 사치세까지 물어야 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닉스의 NBA 최고 수준의 연봉은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001~10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진출한 해에도 전패했다.
4위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제리 존스 역시 최악의 구단주로 빠지지 않는다. 존스의 팀은 지난해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조사 결과 ‘감독이 버티기 가장 어려운 팀’ 중 1위에 꼽히기도 했다. 구단주와 감독 사이의 역할이 분리되지 않는 탓이다. 팀의 인기가 치솟을 수록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한다는 구단의 압박도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위에는 NBA 올랜도 매직의 구단주 리처드 디보스와 그의 자녀들이 이름을 올렸다. 리처드 디보스는 암웨이의 창업자로 ‘다단계의 황제’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갑부인 디보스 패밀리는 수많은 돈을 쏟아 부어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 서는 것으로 악명 높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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