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재개...45명 참가 역대 최대
차세대 에너지ㆍ인프라 정비 등 협력
한일 재계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經團連ㆍ경제단체연합회)이 7년 만에 만나 신흥시장에서 과당경쟁 지양과 협력체제 구축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관계 악화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간 교류가 관계 회복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전경련은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사카키바라 사다유키(?原定征) 게이단렌 회장 등 양국 경제계 인사 45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4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두 단체는 아시아경제통합과 미래산업 분야 협력, 신흥시장에서의 협력,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사업준비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두 단체는 특히 양국 기업이 신흥시장에서 경쟁관계를 뛰어넘어 차세대 에너지와 인프라 정비 사업, 스마트시티 건설 등에서 ‘제4세대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의 공동 관심사인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과 연금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단체는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이른 시간 내에 양국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기로 했으며, 과거 50년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기념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경제협력 심포지엄과 차세대 리더 포럼을 공동 개최하는데도 합의했다.
한일재계회의는 2007년 7월 도쿄(東京)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는데, 두 단체 수장인 허창수 회장과 사카키바라 회장의 적극적 노력으로 7년 만에 재개하는데 성공했다. 올 5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 기조 연설자로 초청받은 허 회장이 한일재계회의 재개를 제안하자, 사카키바라 회장이 흔쾌히 동의하면서 단초가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는 게이단렌 회장단 19명 중 14명이 참석할 정도로 역대 최대규모로 열렸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일본의 대표적인 화학ㆍ소재기업인 도레이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한국을 250차례 이상 방문할 정도로 애착이 크다. 도레이는 한국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일본 기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한국 도레이가 최근 여의도 전경련 사무실에 입주해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 회장은 “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동반성장의 길을 걸어오며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제는 두 나라 젊은 세대에게 희망의 100년을 물려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때”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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