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지지 원동력 52.8% 득표
1980~90년대 신자유주의 반작용, 콜롬비아·파라과이 外 10개국서 득세
지난달 30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에서 중도 좌파인 타바레 바스케스(74)가 승리했다. 바스케스의 승리로 남미는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제외한 10개국이 좌파 정권인 ‘자파 대륙’의 아성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은 최종 개표 결과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의 바스케스 후보가 53.6%를 얻었고 중도우파 국민당(PN)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41)는 41.1%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바스케스의 승리는 서민과 노동자 계층의 견고한 지지가 원동력이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2005년부터 시작된 중도좌파 집권 기간을 5년 더 연장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대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두며 3선 고지에 올랐고, 지난달 26일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모두 좌파 정당의 후보들이다.
남미에서 좌파는 1999년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당선을 시작으로 2002년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2003에는 아르헨티나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2004년 우루과이 바스케스, 2005년 칠레와 볼리비아에서 각각 미첼 바첼레트와 모랄레스가 승리하면서 아성을 쌓아 갔다. 이어 2010년 브라질, 2011년 아르헨티나와 페루, 2012년 베네수엘라, 2013년 에콰도르와 칠레에서 역시 좌파 후보들이 정권을 연장했다.
남미의 좌파 득세는 1980~90년대 남미를 휩쓴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 해석된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세계경제 호황과 국제 원자재 수요 붐을 타고 이 지역은 순탄한 경제성장을 해왔지만 이후 경기침체와 집권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기존 정권의 인기가 식었다. 좌파가 지나친 포퓰리즘을 지양하고 실용주의를 앞세우는 점도 승리의 동인이 됐다.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장주의자들을 경제각료로 대거 기용한 것도 이런 변신 노력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남미 좌파가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고 경제 실용주의를 강화해야 하며 정치적으로는 더 많은 타협을 지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노력을 지속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성장과 물가고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의 내년 대선이 그 시금석이 될지도 모른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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