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사원들 몰래 진행한 ‘인사평가’ - ① 신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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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사원들 몰래 진행한 ‘인사평가’ - ① 신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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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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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리 회사 신입사원 A(26)씨는 올 연말도 눈코 틀새 없다. 야근이나 '갑'들과의 술자리로 늦은 퇴근이 일상이다. 자취방은 잠만 자는 공간으로 바뀐 지 오래. 내년에도 이런 쳇바퀴 같은 생활을 계속할 생각에 벌써 한숨부터 난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금, 토요일에는 꼭 챙기는 것이 있다. tvN 직장인 드라마 '미생' 본방 사수는 요즘 그의 유일한 낙이다. 매회 툭툭 터져 나오는 명대사를 보노라면 회사의 모 부장이 연상돼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미생'에 푹 빠진 그는 드라마 원작인 유료 웹툰까지 찾아 읽고 있다.

'미생'에는 어리버리한 신입사원부터 까칠하지만 후배를 챙길 줄 아는 상사까지 갖은 유형의 직장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작품이 공감을 사는 이유는 드라마 속 인물과 내 주변의 인물이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 '미생'속 인물들과 실제 일을 함께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실제 직장인들이 '미생' 속 파트너들을 다면평가 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직업의 회사원들을 평가에 참여시켰다. 대부분 회사의 인사평가가 그러하듯, 현직 부장들은 장그래 등 ‘미생 신입사원’을 하향평가하고, 새내기 회사원은 오상식 등 ‘미생 간부’를 상향 평가했다. 업무 이해도·적극성·책임감·독창성·노력도·근면성 등 모두 6개 분야에 각각 1~5배점 평가와 주관적 의견을 구했다. 드라마 속의 회사는 전혀 눈치 못 채게 작성한 '미생 사원' 인사평가서. 그 결과와 평가자들의 속마음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1. 상사들이 본 '신입사원 4인방'-하향평가

●장그래

① 현직 부장들이 매긴 역량점수

장그래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스펙을 지닌 고졸 출신 낙하산이다. 사실 이런 사원은 애초에 합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 파격적 고용인 만큼 시기를 많이 사 동료들과 융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업무 능력도 부족해(업무이해도 3.7점)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 사원. 하지만 신입답게 충실히 배울 마음가짐(근면성 4.4점·노력도 4.6점)이 돼 있는 만큼 가르치는 보람도 느끼게 해줄 사원이다. 올해의 등급은 아쉽지만 B.

② 이런 사원이 우리 팀에 있다면

-A부장(제약업) : 한 문제에 대해 기존 인력들과는 다르게 접근할 것 같다. 창의적인 업무성과가 나올 듯.

-B부장(IT업체): 가끔은 자신의 생각을 닫아놓을 줄도 알아야 할 것 같다.

-C부장(IT업체): 이런 말을 달고 살게 될 듯. "빨리 빨리 좀 해~"

●장백기

① 현직 부장들이 매긴 역량점수

화려한 스펙이 전부는 아닌가 보다. 기초부터 배워나가는 자세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욕심에만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근면성 3.7) 본인 마음대로 일에 대한 의미와 중요도를 판단하고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잘난 놈'이지만 지나친 자존감이 본인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본인은 수용할 수 없겠지만, 현재 역량은 C등급.

② 이런 사원이 우리 팀에 있다면

-D부장(IT업체): 협업을 하기에는 피곤한 캐릭터.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E부장(제조업): 자신의 스펙과 능력에 연연하고 배우려 하지 않으면 그걸로 조직생활은 끝이라고 본다.

●한석율

① 현직 부장들이 매긴 역량점수

부서 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밝지만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은 성격으로 조직 적응력이 빠를 사원. 적극성도 좋아(4.3점) 무슨 일이든 능동적으로 처리할 듯하다. 하지만 여러 사람과 격의 없이 지내면서 친한 듯 안 친한 듯 애매한 관계에 놓이는 동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통통 튀는 성격 탓에 다소 근면성(3점)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성과로 말합시다, 한석율씨 등급은 D. 저녁에 소주나 한 잔 하지~”

② 이런 사원이 우리 팀에 있다면

-B부장(IT업체): 오지랖이 넓어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

-A부장(제약업): 일을 찾아서 하는 성격이라 성과를 잘 내면 상사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안영이

① 현직 부장들이 매긴 역량점수

업무 능력(업무이해도 4.9점)은 물론이고 성격도 좋다. 여기에 성실한(근면성 4.7점·노력도 4.7점) 태도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신입사원이다. 상사는 안영이가 퇴사할까봐 조마조마할 듯. 다만 바로 윗 선배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가끔은 틈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당신은 에이스. 만장일치 A등급.

② 이런 사원이 우리 팀에 있다면

-E부장(제조업): 너무 잘나서 조직에 오래 몸 담을 수 있을지 불안한 감이 있다.

-C부장(IT업체): 말이 필요없다. two thumbs up!

●'상사들이 본 신입사원' 최종 결과

※ P.S. 오상식 차장이 사장에게 보낸 쪽지

“그나저나 사장님, 계약직인 장그래 사원, 진짜 채용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 친구, 근면의 양과 질이 다른 선수 아닙니까! 최전무도 비정규직을 위해서 정규직이 양보해야 한다던데요. 장그래, 그대로만 하면 되겠죠? 그 친구 아주 창조적입니다.” (이태훈 님의 페이스북 발췌)

이소라 기자 wtnsora21@hk.co.kr

‘미생’ 사원들 몰래 진행한 ‘인사고과표’ -② 상사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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