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문건 보도 후 3일 만에 정식 출근해 "수사받겠다"
현 정부의 숨은 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시사하는 청와대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은 1일 문건 유출 의혹을 다시 한 번 강하게 부인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6시 55분께 과장으로 근무하는 서울 시내 한 경찰서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에 "나는 문건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문건이 보도되기 하루 전인 27일부터 28일까지 휴가를 냈으며 관련 의혹 보도 다음 날인 지난 29일 경찰서에 나왔다가 얼마 있지 않아 돌아간 바 있다.
사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른 아침 시간대임에도 경찰서에는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박 경정은 정장 차림에 다소 굳은 얼굴로 경찰서에 들어섰으며, '문건을 유출한 것인가'·'소감을 말해 달라' 등의 쏟아지는 질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출근해야 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또 청와대가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를 받겠다"며 "내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에서 문건을 도난당했다는 의혹과 문건의 내용이 맞는지 등 다른 의문점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내가 한 말은 아니다"라며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대답을 회피했다.
박 경정은 출근해 사무실에 머물다가 오전 9시께 다시 1~2일 이틀간 휴가를 내고 사무실을 떠났다.
그는 사무실에서 나와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병원에 간다"며 택시를 잡아타고 경찰서 문을 나섰다. 그러나 박 경정은 집에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서 관계자는 "박 경정이 이날 오전 직원을 통해 휴가계를 냈다"며 "특별한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경정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1년가량 근무하다 지난 2월 12일자로 파견이 해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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