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정서 손상 천공 발생한 듯" 재소환 된 S병원장 "과실 아니다"
경찰, 의사협회에 감정 의뢰 계획
고 신해철(46)의 사망 원인으로 서울 송파구 S병원의 과실에 무게를 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대해 S병원 측은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서울 송파경찰서가 밝힌 국과수의 신해철 부검 최종결과에 따르면 신해철은 소장 천공으로 생긴 복막염이 심낭(심장을 싸고 있는 막)에 생긴 천공을 통해 옮아가 심장압전이 생겨 심장 기능에 이상이 나타났다. 이는 합병증으로 이어졌고 신해철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심장압전은 심장을 둘러싼 두 겹의 막 사이에 혈액이나 체액이 고여 심장이 과도한 압력을 받는 상태를 말한다.
국과수는 소장 및 심낭 천공의 원인으로 S병원에서 받은 수술을 지목했다. 국과수는 “소장과 심낭에서 발견된 천공은 수술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했거나 수술 도중 발생한 손상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 지연성으로 천공이 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최종결과에서는 장협착 수술 후 S병원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언급됐다. 국과수는 “수술 후 찍은 엑스레이에서 발견된 심낭 기종과 종격동(양쪽 폐 사이의 공간) 기종에 대해선 합리적인 처치를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소장 및 심낭 천공 원인에 대해 이같이 판단하면서도 “대한의사협회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경찰도 부검 결과를 S병원 측 의료과실로 직접 결부시키기엔 무리가 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전날 오후 경찰 소환에 응한 S병원 강모(44) 원장은 9시간여 조사를 받으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강 원장은 “장협착 수술 때 붙어 있는 장기를 떼내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손상에서 지연적으로 천공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술 과정에서 천공이 생겼지만 그 자체는 과실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흉부 엑스레이에서 기종을 확인했지만 수술할 때 복부를 부풀리기 위해 사용하는 이산화탄소(CO2)가 올라간 것으로 판단했고, 그런 경우는 CO2가 들어가도 해롭지 않다”며 “다만 그 이후 복막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나 실제로 복막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결과와 강 원장의 진술 등을 1~2주 내로 종합해 대한의사협회에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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