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붕어빵 안에는 붕어가 없고 대포 집에는 대포가 없다. 너구리 라면에는 너구리가 없으며 곰탕에는 곰이 없고 빈대떡에도 빈대가 없다. 이처럼 원래 단어의 뜻과 상관없는 명칭이 전혀 다른 대상에 쓰일 때가 있어 한국말을 잘 아는 외국인들이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그 대상의 유래가 잘못 전해진 것 때문에 발생한다. 한 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터키탕이 대표적인 예다. 나라 Turkey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목욕 서비스업이 ‘변태 업종’으로 변질되자 결국 Turkey에서 이 표현에 대해 항의해 ‘증기탕’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Turkey 얘기가 나오니 갑자기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 고기(turkey)가 생각난다.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하던 1518년 정복자 Juan de Grijalva는 지금의 멕시코에 이르렀을 때 Aztecs인들이 야생 칠면조를 가축으로 기르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칠면조가 유럽으로 들어왔을 때 이를 서아프리카의 뿔닭(guinea fowl)으로 오인했다. 뿔닭을 터키 사람들이 들여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럽인들은 칠면조까지 그냥 turkey라고 불렀고 그대로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Oxford사전에 의하면 영어에서 단어 turkey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중엽인데 이 때는 Shakespeare 시대다. 한편 미국에서 칠면조 turkey는 상당히 고상한 가금류로 여겨졌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였다. 명절에 소비되는 숫자를 보면 놀랄 정도다. 추수감사절에 turkey 고기를 먹는 미국인이 88%에 이르고 이 때 4,600만 마리가 소모된다. 크리스마스 때에는 2,200만 마리, 부활절에는 1,900만 마리가 소모된다고 한다. 한 때 turkey를 미국의 국조(國鳥)로 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이 이해가 될 정도다. 이렇게 친숙하다 보니 미국에서는 영어 표현에 두루 turkey가 등장한다.
예를 들면 “talk turkey”라는 말은 “speak frankly”라는 뜻이다. 1920년대에는 ‘저급하고 약간 모자란 영화(flop)’를 turkey라고 부르기도 했다.
칠면조 고기 turkey가 나라 Turkey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유래와 상관없는 엉뚱한 표현이 많다. Canadian bacon은 사실 호주에서 유래한 것이다. 미국인들이 English muffin이라 부르는 머핀은 영국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자신들이 먹는 American muffin과 구별하기 위해 English란 표현을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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