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수 급감...살림 군살빼기 돌입
재정설계심사제 도입 비효율 개선...시장 업무추진비·직원 수당도 줄여
충남 아산시가 경기 부진에 따른 지방세 감소로 내년 예산을 감액 편성하고, 공무원 수당과 시장 업무추진비도 줄이는 등 자구노력에 나섰다.
30일 시에 따르면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은 8,812억원으로 올해 9,075억원에 비해 2.9% 줄었다. 이는 1995년 시 개청 이래 첫 감액 예산 편성이다. 아산시는 올해 관내 대기업의 매출 부진으로 지방소득세가 전년보다 380억원이 줄었다.
아산시는 지방세수의 큰 축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코닝정밀유리,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5개사와 협력업체가 납부하는 내년 지방세가 7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 감소로 내년도 지방세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별 최대 감소 예상액은 삼성디스플레이 234억원, 코닝정밀유리와 삼성전자 각각 146억원, 99억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아산시는 정부의 복지제도 확대와 2016년 개최 예정인 전국체전에 대비한 기반시설 확충 등에 따른 부담금 증가로 재정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시는 사무관리비나 자산취득비 등 행정운영경비의 원점분석과 과감한 삭감, 소규모 사업 자제 등을 통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또한 민간이전경비(보조금)에 대해서도 부정수급 방지, 유사ㆍ중복사업 통폐합, 일회성 행사 대폭 축소 등 살림살이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먼저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올해 1억1,400만원에서 내년엔 8,400만원으로 26%나 줄였다. 직원들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월 60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가 보상비를 연 20일에서 15일로 각각 줄이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역 대표 행사인 아산성웅이순신축제 예산을 올해 8억원에서 4억원으로 절반이나 축소했다. 시민체육대회 개최에 필요한 소요액 4억9,000만원을 1억원만 편성해 최소화했다. 사회단체 등에 지원하는 보조금도 대폭 축소했다.
또한 재정 운용 내실과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해 ‘재정설계심사’를 도입, 설계자문위원과 재능기부 시민감사관 등 외부전문가, 시민을 심사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예산심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각종 설계의 비효율성 개선 등으로 예산을 절감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 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주요사업의 연차별 투자시기를 재조정해 재정 부담을 최대한 억제했다”며 “경기 호전과 지방세수 확보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부족한 재원은 공무원의 각종 수당과 국내외여비, 업무추진비 등을 감액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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