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남성들이 쓰는 두건은 ‘케피야’라 불린다. 천을 둘둘 말아 머리에 둥글게 얹는 터번과 달리 그들은 두건의 한쪽 끝을 길게 늘어뜨리곤 한다. 그게 때로는 방한 목도리도 되고 얼굴을 가리는 테러리스트의 복면도 된다. 29일 수도 카불 외곽의 한 탄장(炭場)에서 일하고 있는 저 일용직 인부들에게는 일종의 방진마스크다. 물리적 효과보다는 심리적 위안의 도구에 불과할 테지만 말이다.
외신은 2001년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아프간 경제가 꽤 나아졌지만 여전히 극빈국이고 그나마도 외국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소개하며 저 사진을 올렸다. 연말이면 NATO군을 비롯한 외국군 전투병력 대부분이 철수한다. 때맞춰 탈레반의 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치안과 번영을 향한 아프간의 미래가 턱밑까지 흘러내린 저 인부의 케피야 자락처럼 불안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걸까.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카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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