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탐지기 등 장착 시기 연기
내달 쯤 해군 인도 내년 실전 배치
‘방산비리의 대명사’가 된 통영함이 이르면 올해 안에 해군에 조기 인도된다.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 못한 무기나 무기체계가 실전배치되는 첫 사례로 군 당국이 방산비리 잡음을 서둘러 잠재우려 한다는 비난과 함께 전력화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최윤희 합참의장 주재로 합동참모회의를 열고 통영함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의 장착 시기를 연기하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ROC를 충족하지 못한 HMS는 2017년 9월 이전, ROV는 2015년 12월 이전까지 개선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해군은 성능이 부실한 두 장비를 뺀 상태의 통영함을 1~2개월 내에 인도받고 각종 훈련을 거쳐 내년 3~4월쯤 실전배치하게 된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수상함구조함인 평택함과 광양함이 건조된 지 45년 이상이 지날 정도로 노후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통영함을 우선 인도해서라도 전력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면서 “건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 통영함을 해군에 인도하기 전에 168개 평가항목 중 ROC를 충족하지 못한 4개 항목에 대한 시험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영함을 서둘러 인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데다 통영함을 실전배치한다 해도 문제가 된 2개 장비의 성능이 개선되는 향후 2년 동안은 제대로 된 작전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성능시연 당시에도 어군 탐지기 수준의 HMS를 장착한 통영함은 스스로 목표물을 찾지 못해 기뢰제거함인 옹진함의 도움을 받아서야 구조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는 HMS가 장착될 때까지 매번 기뢰제거함의 도움을 받아야 해 조기 전력화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이 성능 미달 상태의 장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일파만파로 퍼진 방산비리 잡음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무리하게 인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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